3월은 찬 겨울을 지나가고 오는 따뜻한 생명의 감동이 있기에 활기찬 희망에 부풀게 한다. 하지만 4월이 되면 잦은 날씨 변화와 나른함 때문에 엘리어트의 싯구가 떠오른다. "4월은 잔인한 달"… 기억의 습관 때문에 4월은 왠지 황량한 느낌마저 주게 되지만, 엘리어트가 그렇게 말한 것은 전쟁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의 4월은 흐드러진 꽃그늘 아래 박목월의 시를 떠올리는 것이 더 어울린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 피리를 부노라 / …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 아 빛나는 꿈의 계절아 /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그래서 4월은 생명의 꽃이 만발한 계절이고, 베르테르의 아련한 첫사랑을 간직한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이다.
시인 김억은 봄은 이지적인 계절이 아니라 '감정의 계절'이라고도 했다.
눈부신 햇살이 빛나고 파스텔톤의 하늘거리는 옷들이 거리를 누비면 많은 이들이 여지없이 봄을 탄다. 마음이 설레고 때론 싱숭생숭하고 차 한 잔이라도 분위기있게 마시고 싶은 충동이 재촉을 한다. 봄은 남자보다도 여자들이 더 탄다. 유화부인은 봄빛을 머금고 주몽을 잉태하고, 바람난 봄처녀들은 동네를 시끄럽게 하던 시절도 있었다. 봄이 오면 여인들의 맘이 더 흔들리는 이유는 뭘까. 많은 과학적인 노력들이 세간을 떠도는 '봄은 여자가, 가을은 남자가 더 탄다'는 속설에 신빙성을 더해 준다.
음식도 약이다 ◆나른한 봄을 즐겁게 타는 법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무기력하고 피로감을 느낀다면 반드시 휴식이나 운동 등의 적절한 방법으로 피로를 풀어주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수면인데, 적어도 하루에 6~7시간은 수면을 취해야 한다. 잠이 부족할 때는 30분 정도 낮잠을 자거나 주말에 한 두 시간 정도는 낮잠을 자는 것이 좋다. 그 이상을 자는 것은 오히려 신체 리듬이 깨지면서 더 피로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가볍게 걷는 운동이나 요가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무리하지 않는 운동으로 몸의 리듬을 깨우는 것은 봄을 지혜롭게 보내는 기술이다.
음식도 봄을 탈 때 아주 중요한 약이 된다.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한결 몸이 거뜬해진다. 불면증과 기분 저하에는 비타민 B와 단백질이 풍부한 살코기가 좋다. 제철 나물과 채소 등을 곁들이면 훌륭한 영양식이 된다. 주꾸미나 꼬막과 같은 봄철 해산물은 타우린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피로회복과 간기능 개선에 큰 도움을 준다. 몸을 이완시켜 피로를 풀어주는 레몬, 머리를 맑게 하는 녹차, 단백질과 마그네슘이 풍부한 견과류, 에너지를 증강시켜 주는 다크 초콜릿도 봄을 탈 때 매우 유용한 식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