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싸이 '젠틀맨 응원'…류현진 '3승 화답'

Los Angeles

2013.05.01 07:3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1안타로 데뷔 첫 타점
“오늘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날이다. 우타자에게는 변화구, 좌타자에게는 체인지업을 집중적으로 주문하겠다.”

LA 다저스의 포수 AJ 엘리스는 30일 홈경기 직전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기자에게 ‘작전’을 털어놓았다. “작전을 노출하면 상대타자들이 대비하지 않겠냐”는 농담에 “류현진의 구위는 알고도 못칠 수준”이라며 어깨를 한 번 으쓱했다.

그의 예언(?)대로 전날 경기에서 19안타로 12점을 뽑았던 콜로라도 로키스의 활화산 타선은 류현진의 볼에 헛바람을 가르기 일쑤였다. 4번타자 마이클 커다이어는 4회초 헛스윙을 하다 배트를 놓쳐 3루 덕아웃쪽 그물을 때린 뒤 결국 삼진 당했다.

류현진이 자신의 메이저리그 기록인 삼진 12개를 뽑으며 3승 고지를 밟았다.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서부조 1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 6-2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5)와 함께 팀내 최다승 1위에 올랐고 방어율은 3.35로 낮추었다.

류는 타석에서도 한몫했다. 2회말 보내기 번트 실패로 더블 플레이를 당했지만 다음 타석에서 안타를 쳐 타점을 올렸다.

류가 1타점을 올려 6-1로 앞선 나간 4회말 공수 교대 시간엔 가수 싸이가 3루측 덕아웃 옆에서 ‘젠틀맨’ 즉석 공연을 벌이며 스탠드를 채운 4만7602명의 관중을 열광시켰다. 다저스의 상징 타미 라소다 전 감독은 싸이의 춤을 보면 멋쩍은 표정을 지어 웃음을 선사했다.

류현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싸이의 ‘젠틀맨’이 동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히자 싸이가 “류현진을 꼭 응원하러 가고 싶다”고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싸이는 약속을 지켰고 류현진은 승리로 화답한 셈이다. 류현진과 싸이는 경기 후 ‘스타의 만남’을 가졌고 류가 싸이에게 유니폼을 증정하는 행사도 마련했다.

류는 올들어 가장 빠른 시속 93마일의 직구로 1회초 연속 삼진을 잡았다. 그러나 3번타자 카를로스 곤잘레스에게 투스라이크를 잡은 상황에서 가운데로 쏠린 체인지업이 중월포를 허용하며 데뷔 이래 처음으로 좌타자에게 홈런을 맞았다.

그러나 다저스 타선은 화끈했다. 1회말 반격에서 3연속 안타로 간단히 동점을 이루고 무사 1-3루 기회에서 에이드리언 곤잘레스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경기를 뒤집었다. 2회말 무사 1-2루 상황서 싸이의 ‘젠틀맨’ 선율에 맞춰 타석에 나온 ‘타자 류현진’은 3루앞 번트로 더블 플레이가 당했지만 제리 헤어스톤-닉 푼토의 연속 안타로 4-1로 달아났다.

엄지 부상서 복귀한 핸리 라미레스는 3회말 1사에서 큼직한 시즌 1호 좌월 홈런으로 자신의 ‘바블헤드 데이’를 자축했다. 팬들은 선착순으로 4만개가 지급된 그의 도자기 인형을 꺼내 흔들며 환호했다. 이어 후안 우리베를 고의사구로 거르고 류현진과 승부를 벌인 로키스 선발 호르헤 델라로사는 직구를 고집하다 우월안타를 허용했다.

류는 6회초 1점을 더 내주고 2사 2-3루 위기상황서 조던 파체코를 삼진으로 요리, 6이닝을 마치며 퀄리티 스타트도 추가했다.

류현진은 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서 4승 사냥에 나설 예정이다.

다저스타디움=봉화식·이승권 기자

◇다저스 캐스터 빈 스컬리의 말=류현진은 젊은 모습 그대로 호투했다. 신인이지만 상당히 노련하게 던진다. 한국 팬들은 아마 앞으로도 그의 승리에 계속 열광할 것이다.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