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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백배즐기기]"1920년대 욕망·좌절, 현대 관객들도 교감"

영화 '위대한 개츠비' 주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영미문학의 대표적인 고전으로 꼽히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작가 스스로 '재즈 시대'라 명명한 1920년대, 그 중에도 한창 흥청망청하던 뉴욕의 상류사회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사랑을 위해 막대한 부를 일구고 사랑하는 여자 앞에 다시 나타나는 남자 개츠비의 꿈과 욕망, 좌절을 그린 걸작이다. 이를 새로 스크린에 옮긴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 5월10일 개봉, 바즈 루어만 감독)의 주역,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지난달 28일 맨해튼 플라자호텔에서 만났다.

20년 경력의 배우답게 위트와 여유가 넘쳤다.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디캐프리오는 전자 담배를 물고 있었다. 두 손으로 기도하듯 담배를 감싸 쥔 그의 모습에 의아해 하던 순간, 담배 끝으로 눈길이 갔다. 초록 불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제서야 왜 담배를 물고 나타났는지 이해했다. 센스가 일품이다. 소설 속, 그리고 영화 속 개츠비의 꿈을 상징하는 그 '초록 빛'이었다. 줄곧 연기를 내뿜던 그는 인터뷰가 끝날 때쯤 덧붙였다. 실생활에서는 이미 금연한 지 오래라고.

-워낙 유명한 소설·캐릭터라 부담은 없었나.

"나도 그렇고, 내가 아는 사람 모두가 이 책을 읽었다. 캐릭터에 대한 자기만의 상상이 있을 테고, 자기 상상대로 영화 장면이 나오길 원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나 연기에 대한 비판은 당연히 많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 이 작품을 처음 읽었는데, 그때는 그냥 흔한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왜 이 사람은 이렇게 미친 듯이 사랑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드는 정도. 어른이 되고 나서 '개츠비'라는 캐릭터를 이해하는 건 전혀 달랐다."

-개츠비는 어떤 캐릭터인가.

"신기루(mirage)와 사랑에 빠진 인물이자, 그 시절의 '미국'이라는 나라를 상징하는 사람이다. 현실감각이 없고 망상에 빠진 캐릭터다. 미국의 '거물(Tycoon)'이라는 타이틀을 이뤄나가는 과정 속에서 '데이지'라는 여성은 개츠비에게 걸림돌이다. 영화 속에서도 연기하지만 (손가락을 위로 그리며) '내 삶은 이렇게 돼야 해, 계속 올라가는 삶(My life has got to be like this, it has got to keep going up)'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데이지를 처음 만났을 때 개츠비는 가난했고, 그래서 떳떳하게 그녀를 데려올 수 없었다. 이제 돈은 많지만 데이지는 이미 톰 뷰캐넌에게 뺏겼다. 이 과거를, 개츠비 삶의 오점을 지워야만 꿈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개츠비는 사랑하는 데이지를 안고 있으면서도 초록 빛을 바라본다. 데이지가 함께 도망가자고 하는 것도 용납할 수 없다. 데이지가 톰에게 가서 '난 널 한 순간도 사랑하지 않았다'라고 말하고 그를 버린 뒤, 보란 듯이 개츠비와 함께 살아야 완벽해지는 것이다."

-바즈 루어만 감독과 작업하는 건 어땠나.

"처음에 '위대한 개츠비'를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고전 소설이라 굉장히 주저했다. 하지만 머리 한 켠에서는 '내가 결국에는 승낙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웃음) 18살 때 '로미오와 줄리엣' 작업하면서 처음 만났는데, 그때부터 그랬다. 바즈에게는 '노(No)'라고 할 수 없게 만드는 특별한 뭔가가 있다. 굉장히 전염성이 강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활기와 창의력이 넘치는 감독이다. 영화라는 예술에 있어서 감독이 가장 중요한 파트를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배우로써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감독들과 작업하려고 노력한다."

-칸영화제 오프닝 작품으로 선정됐는데. 소감은.

"영화 '라 돌체 비타(La Dolce Vita, 1960)' 헬리콥터 장면을 촬영할 듯한 기분이랄까. 예수상을 헬리콥터에 매달고 가는 것처럼 아슬아슬하고 배짱있는 것. 피츠제럴드의 작품을 가지고 간다는 게 정말 위험하면서도 배짱 넘치는 일이다. 작품을 현대화했다기 보다는 현대 관객들과 교감하는 점에서 그렇다. 반면 또 이런 점 때문에 칸영화제 오프닝으로 적합한 작품인 것 같다. 새롭고 신나는 영화를 항상 환영하니까."

이주사랑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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