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백배즐기기]'개츠비의 초대' 1920년대로 여행
소설 속 맨해셋 만, 영화 속 퀸즈 옛모습 생생
피츠제럴드 호텔방, 의상·보석 콜렉션 재탄생
영화에서는 1920년대 뉴욕 롱아일랜드와 퀸즈 '재의 계곡', 그리고 지상 전철 밑 아스토리아 풍경 등이 등장한다. 맨해튼 플라자호텔에서는 캐릭터들이 충돌하는 중요한 장면이 펼쳐진다. 2013년 뉴욕도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의류브랜드 브룩스브라더스, 명품 보석 티파니 등이 '개츠비'를 테마로 한 특별 상품을 선보이는 등 관심이 뜨겁다. 영화와 소설에 등장하는 뉴욕, 그리고 현대판 개츠비를 맞아 들뜬 뉴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본다.
◆롱아일랜드=소설 속에 등장하는 롱아일랜드 이스트에그·웨스트에그 빌리지, 개츠비 맨션과 뷰캐넌 맨션 등은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가 초대 받아 참석했던 여러 맨션 파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소설 작업 중이던 1922년 10월 피츠제럴드 가족은 그레잇넥 '6 Gateway Drive'로 이사했다. 피츠제럴드는 소설의 틀을 짜는 과정에서 동네 분위기를 많이 참고했다. 소설 속 '웨스트에그'는 당시 신흥 부자들이 몰린 킹스포인트, '이스트에그'는 전통적으로 부자 집안이 많았던 샌즈포인트라고 전해진다. 맨해셋 만을 사이에 두고 있는 두 동네다. 오늘날 이 곳에는 '위대한 개츠비 보트 투어(greatgatsbyboattour.org)' 같은 관광 상품도 마련돼 있다.
◆퀸즈=지금의 플러싱메도코로나파크가 자리잡고 있는 곳은 소설 속에서 '재의 계곡(Valley of Ashes)'으로 묘사된다. 당시 석탄 용광로, 쓰레기, 말 배설물 등이 한데 섞여 'Corona Ash Dumps'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롱아일랜드에서 맨해튼으로 들어가는 길목이 되는 이 곳은 소설 속에서 중요한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 중 하나다. 영화에는 이 밖에도 아스토리아와 퀸즈보로브리지 등 반가운 곳들이 속속 등장한다. 개츠비의 노란 쿠페와 톰 뷰캐넌의 블루 쿠페가 퀸즈보로브리지 위를 시원하게 달리는 장면, 또 개츠비와 닉이 차를 타고 아스토리아 브로드웨이를 지나가는 장면 등이 있다.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플라자호텔=개츠비, 개츠비가 사랑하는 데이지 뷰캐넌, 그리고 데이지의 남편 톰 뷰캐넌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는 장면이 이 곳 플라자호텔에서 펼쳐진다. 피츠제럴드 본인 또한 플라자호텔과 그 주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다. 호텔 앞 퓰리처 분수대에서 뛰어 놀기도 했고 호텔 내 '티 룸(The Tea Room)', '오크 룸(The Oak Room)' 등에서 식사를 즐겼다. 한때 헤밍웨이는 피츠제럴드에게 '간은 프린스턴에 주고 심장은 플라자호텔에 줘라'라고 우스갯소리를 던졌을 정도로 플라자 호텔을 사랑했다는 걸 알 수 있다.
1925년 당시 숙박료는 얼마였을까. 플라자호텔 하룻밤 숙박료는 보통 2.5달러. 지금은 약 625달러다. 당시 '위대한 개츠비' 하드커버 책이 2달러였고, 마티니 한 잔이 50센트였던 것을 감안하면 숙박료가 매우 저렴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 개봉을 맞아 호텔은 영화 프로덕션 디자인을 맡았던 캐서린 마틴의 지휘 아래 '피츠제럴드 스윗(Fitzgerald Suite)'을 새로 선보인다. 룸서비스 또한 1920년대 특별 메뉴를 선보이는 등 '개츠비' 체험을 제대로 선사한다. 이 밖에도 '팜 코트(Palm Court)' '토드 잉글리시 푸드홀(Todd English Food Hall)' 등 호텔 내 레스토랑도 개츠비·피츠제럴드 특별 메뉴를 준비했다.
◆브룩스브라더스·티파니·프라다=패션은, 유행은 돌고 돈다고 했다. 1920년대 패션이 이번 영화를 통해 2013년 버전으로 재탄생 했다. 캐서린 마틴에 따르면 이번 영화 의상 작업에 있어 브룩스브라더스의 아카이브 자료가 큰 역할을 했다. 실제 브룩스브라더스가 영화를 위해 제작한 의상은 1700여 벌에 달하며, 특히 개츠비가 입은 '핑크 양복'도 브룩스브라더스 자료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고 한다. 현재 브룩스브라더스는 영화 합작에 영감 받은 스페셜 콜렉션을 매장과 온라인을 통해 판매한다.
화려한 재즈 시대, 화려한 보석이 빠질 수 없다. 티파니는 캐서린 마틴과의 합작으로 200여 가지 보석 제품 '개츠비 콜렉션'을 탄생시켰다. 영화에서 데이지가 머리에 한 다이아몬드·진주 장식, 결혼 반지 등이 모두 티파니 제품이며 남성들을 위한 개츠비 커프 단추(Cuff Links)도 있다. 프라다 또한 이번 의상 작업에 큰 역할을 했다. 미우치아 프라다가 직접 디자인·제작한 의상 40여 벌을 소호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프라다는 영화 속에서 데이지가 입는 '샹들리에 드레스' 등을 디자인 했다.
이주사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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