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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서 만난 '행오버3' 한인 배우 켄정]

Los Angeles

2013.05.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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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차우는 내게 최고의 캐릭터"
영화 '행오버' 시리즈는 R 등급 코미디의 새 역사를 쓴 작품이다. 엉뚱한 세 남자가 간 밤에 만취상태에서 일어난 어마어마한 사건들을 퍼즐 맞추듯 되짚어 나가는 좌충우돌 코미디는 1편에서 2편으로, 라스베이거스에서 태국으로 이어지며 영화팬들을 열광시켰다.

영화의 인기엔 '울프팩'이라 불리는 세 주인공 남자 필,스투,앨런의 활약이 결정적이었지만, 궁극의 코믹 악역 미스터 차우가 없었다면 이처럼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으리라는 해석도 지배적이다. 평범한 역할도 맛깔나게 표현해 낸 '명품 조연' 한인 배우 켄 정의 덕이다.

그는 23일 개봉할 '행오버3 (The Hangover Part III)'에서도 '미친 존재감'을 뽐낸다. 시리즈의 종결판인 이번 영화에서는 주연에 가까운 비중을 챙겼다. '행오버3'의 개봉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를 만났다.

- 영화 전체가 미스터 차우를 둘러싸고 전개된다 싶을 만큼 비중이 커졌다.

"사실 2편에서 미스터 차우가 감옥에 갇히게 됐던 터라 3편 제작 소식을 듣고도 '제발 출연만 할 수 있었으면'하고 바랐었다.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다. 정말 준비를 많이 해서 촬영에 임했다. 내 인생에 이보다 더 크고 좋은 배역을 맡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나 낙하산을 타고 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탈옥을 위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은 스턴트 없이 직접 찍었다. 3층 높이에서 20번도 더 떨어진 것 같다. 원래 고소 공포증이 정말 심하다. 그래서 6주 동안 적응 훈련을 했다. 10피트 높이에서부터 매주 5피트씩 높여 그 위를 걸어다니며 고도에 무감각해지도록 애를 썼다. 촬영 전 날까지는 엄청 긴장해 있었는데, 무사히 촬영을 끝내고는 의기양양해서 다녔던 기억이 난다. 낙하산으로 라스베이거스 상공을 나는 장면은 스턴트맨이 대신 해줬다. 하지만 클로즈업 장면은 30피트 정도 높이에서 내가 직접 촬영해야 했다. 그 역시도 나에겐 너무 무섭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 미스터 차우 캐릭터와의 작별이 아쉽지는 않나.

"차우는 내게 최고의 캐릭터다. '행오버' 1편에서 발가벗고 트렁크에서 나오는 바로 그 순간부터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유명세를 타고, 배역도 물 밀듯 들어왔다. 연기 내내 목소리도 바꿔야 했고 대역을 써야 할 만큼 위험한 장면을 연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동시에 나를 구속하고 있는 것들로부터의 해방감과 자유롭게 연기를 할 때만 느낄 수 있는 기쁨도 선사해 준 캐릭터다. 이 캐릭터를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행오버' 시리즈는 이걸로 끝이지만, 미스터 차우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가 제작된다면 얼마든지 할 용의가 있다."

- 차우 캐릭터가 아시안 아메리칸을 안좋게 표현한다는 우려는 없나.

"아시안 아메리칸 배우들에게 들어오는 배역은 아직도 대부분 이상한 발음, 강한 억양의 캐릭터들이다. 바로 당신들이 만들어놓은 고정관념이자 편견이다. 차우는 아시안 아메리칸에 대해 할리우드가 갖고 있는 이 뿌리깊은 고정관념을 마음껏 조롱하고 깨부순다. 그게 내가 이 역할을 맡은 이유다. 앞으로도 절대 아시안 액센트를 요구하는 배역은 맡지 않을 것이다."

- 한국 팬들의 반응도 실감해본 적이 있나.

"2년 전 '행오버2' 프로모션 차 서울에 간 적이 있다. '행오버' 1편이 한국에선 극장 개봉을 못 했던 터라, 영화사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없어도 섭섭해하거나 실망하지 말라"고 미리 귀띔을 했다. 난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 '오히려 잘됐다' 싶어 마음껏 거리를 누볐는데, 어떻게들 알아보시고 반가워해주셔서 놀라웠다."

라스베이거스 =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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