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엄마는 금성인, 아들은 화성인"…모자 갈등, 성별 사고 차이에서 흔히 비롯돼

Los Angeles

2013.05.16 17:5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여자 아이는 여자 아이고, 사내 아이는 사내 아이다." 많은 부모들이 남아 혹은 여아를 키우면서 이런 소리를 들어봤을 것이다. 또 부모 스스로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화성 남자, 금성 여자'라는 표현도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남아와 여아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엄마와 아들 사이의 갈등은, 뿌리를 캐보면 성별 차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마디로 엄마는 남자인 아들의 정신 세계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아들 또한 "우리 엄마는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불평할 때가 많은데, 이 또한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들이 여성으로서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는 경우가 흔하다.

아들이 사춘기가 되기 전 모자 관계가 갈등국면에 놓인다면, 어른인 엄마가 아들에 대해 좀더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반면 아들이 어른이 된 이후 혹은 결혼을 한 뒤에도 모자 관계가 불편한 경우도 드물지 않는데, 이 경우는 아들이 어머니에 대해 좀 더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어머니로서는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길을 잘 들여 놓으면, 모자 관계가 상대적으로 매끄러울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바른 교육 방식이라 할 수 없다. 아들은 자랄수록 어머니와 사고 방식이나 행동 등에서 거리가 멀어진다. 이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런 현상이다. 어머니가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을 고집해서는 관계가 개선되기 보다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어머니가 아들을 교육하면서 특히 피해야 할 대목은 남편한테서 비롯된 불만을 아들을 통해 바로 잡거나 개선하려는 시도이다. "아들이 커서 남편처럼 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앞서, 어머니 자신이 이상형으로 그리는 남편감을 만들어 보려고 아들을 개조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이다. 많은 엄마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시도를 하는 경우가 있다.

장성하거나 가정을 꾸린 아들이라면, 엄마의 세계에 대해서도 이해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시아버지와 며느리는 관계는 원만한 경우도 많지만, 미국에서도 시어머니와 며느리 관계는 내면을 파고들면 무난하기가 쉽지 않다. 어머니와 아들의 갈등은 아들이 가정을 꾸릴 경우 고부 관계, 즉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 형식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 이런 갈등을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람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아들이다. 인내와 성별에 따른 차이를 인정하는 게 엄마와 아들 모두에게 있어 모자 갈등 해결의 출발점이라는 뜻이다.

일부 학자들은 유전적으로 아들은 엄마를, 딸은 아버지를 닮을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한다. 일정 부분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아들이 엄마를 닮았다는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들이 엄마를 닮았다는 말은 대체로 외탁을 했다는 뜻일 가능성이 높다. 즉 엄마보다는 외할아버지나 외삼촌들을 닮을 확률이 큰 것이다.

엄마 자신이 어렸을 때, 친정 아버지와 갈등을 빚었다고 가정해 보라. 그 갈등이 엄마 입장에서는 아버지를 대신해 아들과 생긴 것이라고 여기는 쪽이 현명할 수도 있다. 아들은 딸과는 다른 존재라는 점을 전제하는 게 모자 갈등의 최소화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창엽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