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과 꿀이 넘치는 곳이 가나안이라면 나파 밸리(Napa Valley)는 향기로운 포도주와 온천이 흐르는 곳이다’.
구릉을 따라 심어져 있는 포도 나무들, 그 밑에서 한 해의 농사를 일구는 농부들, 100군데가 넘는 와인 양조장(Winery)에서 시음이 한창인 관광객들.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알아주는 나파 밸리와 소노마 카운티의 풍경이다.
이 곳에서 와인이 생산되기 시작한 때는 1820년대. 천주교 신부들이 미사에 사용하기 위해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 나파 밸리 와인 역사의 시작이다.
중가주와 남가주에서도 향기가 넘치는 와이너리가 있지만 아무래도 ‘원조’는 나파 밸리다.
요즘 들어 와인을 즐기는 한인들이 꽤 늘고 있다. 와인이 건강 유지에 좋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와인에 대해 정통한 사람은 거의 없다. 종류가 워낙 많은 데다가, 포도의 수확 연도, 맛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음장에 가서도 주눅들 필요는 없다.
다만 기본적인 상식으로 와인은 적포도주와 백포도주로 구분되고, 적포도주는 흑포도를 껍질채 짓이겨 만들며 백포도주는 껍질을 벗겨 만든다는 것. 그리고 담백한 맛이 나는 백포도주는 생선류와 함께 차게 해서 먹는 것이 좋으며 맛이 진한 적포도주는 육류나 치즈와 함께 실온 정도로 해서 마신다. 하지만 어느 정도 와인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떠나는 것이 좋다. 또 맥주 마시듯 여러 잔 시음은 금물이다. 자칫하면 운전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남북으로 30마일에 달하는 나파 밸리에는 나파, 오크 빌(Oakville), 세인트 헬레나(Saint Helena), 루서포드(Rutherford), 캘리스토가(Calistoga) 등 모두 130군데의 와이너리가있다. 30년 전까지는 불과 30군데에 불과했는데, 10여년 전부터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버링거(Berlinger):라인 하우스로 불리는 고딕식 목조 주택이 유명하다. 1883년에 지은 이 주택은 창업주인 프레데릭 조세프 베링거가 독일 라인 강가의 본가를 본떠 지은 것이다. 1876년 설립돼 지금도 그의 자손이 경영하고 있어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로 꼽힌다.
△찰스 크루거(Charles Krug):나파 밸리산 와인을 가장 먼저 팔기 시작한 곳. 1940년에 주인이 바뀌었는데 양질의 대중 와인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1966년에 문을 열었지만 ‘젊은 운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와이너리. 최신 시설과 기술로 이름이 전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포도밭과 와인 제조 과정을 둘러볼 수 있다.
△크리스천 브라더스(Christian Brothers):미국산 브랜드를 생산하는 와이너리로 천주교에서 관습처럼 전해져오는 ‘특수 방법’으로 와인을 만들고 있다. 1880년대부터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유서깊은 곳.
△도메인 샤돈(Domain Chandon):와인의 원조인 프랑스의 유명 샴페인 메이커인 모엣사가 설립한 곳으로 고급 식당도 겸하고 있다.
소노마 밸리에는 나파 밸리보다는 와이너리는 적으나 조용한 맛이 있다. 소노마 밸리를 가려면 나파에서 12번 하이웨이를 따라 내려오면 된다.
나파 밸리는 또 노천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캘리스토가에는 몇 군데 헬스 센터가 있는데 온몸에 검은 화산재를 묻혀 치료하는 진흙 목욕이 유명하다. 특히 캘리스토가에는 40분마다 뜨거운 물기둥이 하늘 높이 뿜어 올라가는 간헐천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올드 훼이스풀 가이저 오브 캘리포니아(Old Faithful Geyser of California)라는 이름의 이 간헐천은 세계 3대 간헐천 가운데 하나로 입장료는 성인 6달러, 어린이 2달러.
강용석 객원 기자
[가는길]
나파 밸리를 가려면 LA에서 101번 프리웨이를 따라 샌프란시스코를 지나 다시 29번 하이웨이 북쪽방향을 타면 된다. 거리는 500마일 정도. 나파 밸리 투어 센터 (707)226-7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