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을 잡아라!’ 이달 14일부터 16일까지 스위스 제네바 팔엑스포(PALEXPO)에서 열린 ‘비타푸드 유럽(Vitafoods Europe)’ 분위기를 압축한 말이다. 16회를 맞은 이 행사에선 세계 건강기능식품 분야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특히 올해엔 유산균 제품이 주목을 받았다. 변비·설사 등 장 기능 개선을 넘어 다양한 건강효과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산균을 농축한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비타푸드 유럽에서 조명 받은 유산균의 진화에 대해 소개한다.
장 건강은 기본, 아토피·간질환도 막아줘
올해 비타푸드 유럽에는 40개국에서 500여 업체가 참여했다. 전시 분야는 비타민·알로에·꿀·허브·오메가·오가닉에 이르기까지 건강기능식품 분야를 총망라했다. 특히 관심이 높은 것은 유산균이었다. 70여 개 업체가 원료와 완제품을 선보였다. 세계 1위 유산균 원료사인 덴마크 크리스 한센, 스위스 원료업체 DSM, 미국 듀퐁 등 글로벌 기업이 참여했다. 한국에서도 쎌바이오텍·비피도 등 유산균 업체가 참여했다.
크리스찬 한센 샬롯 베이어홈 마케팅 매니저는 “건강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옮겨가면서 건강기능식품이 뜨고 있다”며 “유산균은 유럽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비타푸드인터내셔널 닉 호커 부사장은 “유산균 시장 규모가 약 220억 달러에 이른다. 매년 8~12%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이 들면 유익균 감소 … 유산균 섭취 필요
대장에는 세균이 산다. 크게 유익균과 유해균으로 나뉜다. 유산균은 대장에 살고 있는 대표적인 유익균. 하지만 유익균은 나이가 들며 점차 감소한다. 채소를 적게 먹고, 고지방식으로 변하는 식습관도 이유다. 유산균의 밥에 해당하는 섬유소가 줄기 때문이다. 유산균은 김치·젓갈·요구르트·치즈 같은 발효 음식으로 보충할 수 있다.
유산균을 배양해 고농도로 농축한 게 프로바이오틱스다. 비타푸드 유럽에선 유산균의 효과를 극대화시킨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대거 소개됐다. 쎌바이오텍 정명준 대표는 “프로바이오틱스에 있는 유산균은 g당 최소 1억 마리다. 김치 두 포기에 있는 유산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g당 최대 1000억 마리의 유산균을 농축할 수 있는 기업은 쎌바이오텍을 포함해 5곳뿐이다.
유산균이 주목 받는 이유는 임상시험을 통해 다양한 효과가 계속 확인되기 때문이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전대원 교수는 “유산균은 대장의 독소를 제거하고, 영양소 흡수를 도와 면역기능을 강화한다”며 “이를 통해 과민성대장증후군·아토피 피부염·간질환·콜레스테롤·대장암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타푸드 유럽에선 유산균의 효과와 복용 편의성을 높인 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유아도 복용 쉽게 오일 형태도 개발
섭취한 유산균이 효과를 내려면 장까지 살아서 가야 한다. 위산에서 죽지 않는 게 관건이다. 방법은 유산균을 코팅하는 것이다. 쎌바이오텍은 4세대 유산균 코팅기술을 적용한 이중코팅 제품(듀오락) 10여 가지를 선보였다. 이 회사 정명준 대표는 “유산균을 이중으로 코팅하면 99%가 살아서 장까지 간다”고 말했다.
유산균 제품의 제형도 다양화하고 있다. 그동안 분말제와 캡슐제가 많았다. 하지만 유·소아는 복용이 힘들었다. 크리스 한센은 유산균을 오일 형태로 만들어 입에 떨어뜨려 먹는 ‘오일 드롭(Oil-drop)’ 제품을 출시했다.
이탈리아 프로바이오티칼은 유산균으로 질염을 치료하는 의료기구를 내놨다. 유산균 분말을 액체가 담긴 통에 넣고 섞은 후 질에 분사하면 증상이 개선된다. 쎌바이오텍 정명준 대표는 “앞으로 유산균에 더 많은 효과가 확인되면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