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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한쪽이 져줘야 좋은 관계 지속돼

Los Angeles

2013.05.3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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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상대 원망할 경우 파경 피하기 힘들어
연인 혹은 부부간 다툼은 흔한 일이지만 독특한 측면이 있다. 예를 들면, 성격 차이 등에서 비롯되는 잦은 부부싸움은 두 사람이 갈라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는 여타 싸움과 마찬가지로 부부싸움도 확실히 파괴적이다. 하지만 '사랑 싸움'이라는 말로 상징되듯, 연인 혹은 부부간의 다툼은 두 사람을 더 강하게 연결시켜주는 고리 역할을 하기도 한다.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도 있지만, 부부나 연인은 다툼을 통해 성숙하게 되고, 상대를 배려하게 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연인 혹은 부부싸움의 단초가 되는 갈등을 잘 관리하는 게 두 사람이 행복한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요체라고 지적한다.

*한쪽이 져줘야 한다=직장 동료 사이든, 혹은 부모 자식 사이든 사람 사는 세상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다. 연인이나 부부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자주 다투는 부부나 연인이라면, 싸운다는 사실 그 자체로 괴로워하기 보다는 왜 싸우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끼리의 싸움은 종종 논리를 벗어난다. 요컨대 서로 감정이 상해 싸움이 극단적으로 치닫는 예가 많다.

텍사스 대학 연구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원만한 커플들은 갈등이 발생했을 때 한쪽이 분노나 좌절감 같은 부정적인 생각을 훨씬 덜 하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로맨틱한 관계를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사이가 나쁜 커플들은 양쪽 모두 부정적인 감정을 앞세우고, 또 이런 감정에 사로 잡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쉽게 얘기하면, '한쪽이 져주는' 커플들은 좋은 관계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많은 부부들이 공감하겠지만, 사실 부부 싸움에서 져주는 게 진짜로 지는 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 져주는 것이 진짜 지는 게 아니라, 실은 아량을 베풀고 상대를 좀 더 이해해주는 행동이라는 얘기다. 특별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싸움에서 이긴 쪽이 시간이 지나면 미안해하고, 실은 "졌다"는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여자들의 상대 비난이 더 많을 수도=부부나 연인간의 싸움을 가만히 지켜보면, 여자들이 공세적인 예가 드물지 않다. 물론 개인차가 커서, 일부 연인이나 부부지간에는 남자 쪽이 여자에 대해 분노하거나, 증오 혹은 크게 실망하는 등의 부정적 감정을 더 많이 표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텍사스 대학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통계적으로는 여자 쪽이 남자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더 많이 호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무래도 여자가 사회적으로 남자에 비해 약자라는 점에서 여성들이 공격적으로 나오는 건 이해할만한 구석이 있다.

이는 부부나 연인들이 갈등을 겪을 때, 부정적인 감정에 여자가 쉽게 사로 잡힌다면 남자들로서는 이를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른 여자들은 안 그런 것 같은데, 내 애인만(혹은 아내만) 유난스럽다"는 식으로 남자들이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는 사실 여자 쪽에도 해당되는 대목이다. 다른 남성과 자신의 남편 혹은 애인을 비교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갖기 시작하면 갈등 해결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건, 남녀를 떠나서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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