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있는 노후…타운에도 '양로호텔' 뜬다
이미 5곳 성업…경제력 있는 노인들 선호
2인 1실 입주 1인당 최소 월 1200달러선
3~4년 전부터 LA한인타운에 '양로호텔'로 불리는 사설 주거 및 요양 시설이 곳곳에 세워지고 있다. 이들 시설은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한식으로 제공하고 근무자들도 대부분 한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한인 노년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물론 입주자의 대부분도 한인이다. 양로호텔은 한마디로 고령자 주거생활 도움 시설이다.
▶현황
한인타운에 한인이 운영하는 양로호텔은 5개 정도로 파악된다. 가든실버타운, 가주양로호텔, 무궁화실버타운양로호텔, 서니힐스양로호텔, 엘림실버타운이 운영 중이다. 세리토스와 풀러튼 지역 등에도 한인 운영 양로호텔이나 이에 준하는 시설이 있다.
대부분의 시설은 유대인이 주로 운영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에 한인 소셜워커나 의료관련자, 양로시설 운영경험자들이 양로호텔을 인수했거나 영업허가증을 따냈다. 가장 오래된 곳은 약 7~8년 전부터 운영되고 있고 가장 최근에 설립된 곳은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시설 규모는 최소 60명에서 180명까지 동시에 입주 가능하다. 영업허가는 가주정부 소셜서비스국에서 받는다.
▶입주자격
입주자격은 만 65세 이상으로 월 렌트비를 부담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정부 보조를 받는 양로병원과는 달리 정부 보조금이 없다. 다만, SSI를 받는 저소득층 입주자에 한해 월 280달러 정도 보조금이 나온다. 따라서 현재 SSI가 월 850달러가 나오기 때문에 1130달러까지는 월 렌트비가 커버되며 나머지는 본인이나 가족이 부담해야 한다. 현재 각 시설의 평균 입주 연령은 85세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70대는 젊은 축에 속하며 90대 이상 입주자도 적지 않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많은 편이다.
▶서비스
하루 24시간 안전 관리 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24시간 폐쇄회로 모니터나 간호사가 대기하는 곳도 있다. 하루 세 번의 식사가 모두 한식으로 나온다. 세탁과 청소, 목욕, 처방약 투약 및 기본 건강검진 등은 기본 거주비에 포함되거나 별도의 비용을 내야 하는 곳도 있다. 병원 예약과 차량 서비스를 하는 시설도 있다.
대부분 시설이 휴게실과 운동실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오락 및 건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비용
비용은 시설마다 차이가 크다. 월 렌트비는 2인1실을 기준으로 1인당 1200~1350달러 수준이다. 큰 방은 1인당 1500달러 정도이며 독방은 1900~2100달러를 받는다. 여기에는 식사비와 유틸리티, 각종 시설 이용 및 프로그램 참여 비용이 포함된다. 세탁과 청소, 목욕, 처방약 관리의 경우 렌트비에 포함하는 곳도 있고 별도의 비용을 청구하는 곳도 있다.
▶장단점
양로병원은 싫고 집에서 자녀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거나 혼자서 생활하기에 불편한 고령자는 양로호텔이 적격이다. 영양사가 제공하는 맛있는 정상인의 식사를 규칙적으로 섭취하면서 좋은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양로병원에서 제공하는 식사는 환자식이기 때문에 맛과는 거리가 멀다. 출입은 자유로운 편이지만 일부 시설은 사무실에서 일일이 출입문을 통제하는 경우도 있다.
단점이라면 역시 비용이다. 최소 월 1200달러 이상을 부담해야 하며 상황에 따라 추가비용이 들어간다. 일부 시설은 최소 1년 계약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루 세끼 모두 한식이 제공되는 점은 장점이면서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이니만큼 메뉴의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다.
한인 입주자 위주로 운영하기 때문에 비한국인이 역으로 인종차별적 대우를 당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최근에 세워진 한 시설의 경우 한국인 아내와 백인 남편이 동시 입주를 원했으나 입주자 전원이 한국인이어서 비한국인의 입주를 받아들이기에는 부담이 된다며 입주를 거부한 곳도 있다.
▶사업 전망
양로호텔(Assisted Living)이 양로병원(Nursing Home or Convalescent Center)과 다른 점이 널리 알려지면 그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상태가 나쁜 환자 중심의 양로병원과는 달리 퀄리티있는 삶은 영위하며 인생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양로호텔 사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서니힐스양로호텔의 데이빗 김 원장은 "남성은 80세, 여성은 85세가 되면 정도 차이는 있지만 치매 증상이 나타난다. 이럴 경우 가족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거나 신경쓰이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면서 "영양가 있는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을 수 있고 약을 시간에 맞춰 드실 수 있도록 도와주고, 낙상 위험(fall risk)을 줄일 수 있는 양로호텔 이용을 적극 권장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현재 노인아파트 거주 한인 고령자의 약 20~30%는 양로호텔 시설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병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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