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shington Post 제휴) 베데스다에 사는 한 부부는 지금까지 내오고 있는 7.5퍼센트의 이자율을 줄이기 위해서 모기지를 재융자하기로 최근 마음 먹었다. 스플릿-레벨 형태인 이 부부의 집은 집값이 상당히 올랐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많이 상승해서 6년 전 그 집을 살 때보다 에쿼티(equity, 자기지분)가 훨씬 더 커져 있다.
이들 부부는 에쿼티를 더 빨리 더하고 싶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현찰을 뽑아내지 않고 종전에 가지고 있던 30년 대출 대신에 15년 모기지로 택했다. “우리 부부는 재정적인 면에서 보수적이어서 집의 빚을 빨리 갚는다는 게 너무 좋다.”
기간을 반으로 줄여서 집을 갚아가기 때문에 이 부부의 월 모기지 페이먼트는 늘어났다. 하지만 이자율을 7.5퍼센트에서 6.25퍼센트로 낮췄기 때문에 한달에 더 내는 돈은 고작 400달러에 불과하다.
이들 부부가 50대 후반에 접어들고 지금은 어린 딸네미들이 대학을 막 마칠 즈음이면 모기지 납부를 마치게 될 것이다.
모기지 이자율이 사상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지난 10월 둘째주 대출금액 27만5천달러 미만 30년 고정금리 모기지의 평균 이자율은 6.58퍼센트로 1998년 10월의 한 주를 제외하고는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모기지 금리였다. 프레디 맥에서 조사하는 평균 금리는 당시6.49퍼센트로 잠시 떨어졌었다. 15년 대출은 10월 둘째주에 6.06퍼센트였다.
집값이 올라가는 바람에 에쿼티가 커져서 마음이 뿌듯해진 일부 주택소유주들이 15년 모기지를 선택하고 있다. 이자율 차이가 커서 월 페이먼트가 거의 늘어나지 않는 사례들도 있다.
알링턴에서 케이프 코드 형태의 집을 갖고 있는 한 부부는 최근 재융자를 했다. 7.25퍼센트짜리 대출과 9.5퍼센트짜리 2순위 대출을 합쳐서 15년 대출을 6.125퍼센트에 얻었다.
이른바 ‘80-10-10’ 같은 모기지가 인기를 끌면서 이 지역의 주택소유주들 중에는 이와 비슷한 1순위, 2순위 대출을 한 사람들이 많다. 10퍼센트를 다운페이먼트 하면서 일정한 이자율로 80퍼센트의 1순위 모기지를 얻고 남은 10퍼센트는 좀더 높은 이율로 대출을 얻는 방식을 말한다. 최근 몇년간 집값이 아주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이제 에쿼티가 80퍼센트가 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퍼스트 세이빙스 모기지의 모기지 브로커 션 오보일씨는 “요즘 이자율이 워낙 낮기 때문에 15년 모기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아직은 그렇게 보편화되지 않았지만 물어오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오보일씨는 나이가 45세 이상인 사람들, 향후 15년 넘도록 그 집에 계속 살려고 계획하는 사람들, 월 페이먼트를 높여도 될 정도로 현찰이 있는 사람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월 지출액이 줄어드는 것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15년 대출을 권하고 싶다고 말한다.
30년 대출과 비교해 볼 때 15년 모기지를 했을 때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장점이다.
■절반의 기간에 집을 다 갚는다.
■대출의 원금을 보다 빨리 갚아간다. 베데스다에 있는 워싱턴 세이빙스 뱅크의 모기지 브로커 스티브 케일럼은 “매번 내는 페이먼트 중 많은 부분이 원금 갚는 데 나가고 그래서 이자로는 적게 나간다”고 말한다.
■매달 원금은 많이 갚고 이자는 적게 내기 때문에 대출 기간 전체에 걸쳐서 융자회사에 돈을 적게 내고 채무상환을 마칠 수 있다. 모기지 금액이 큰 주택소유주의 경우에는 그 차이가 수십만 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
예를 들어서 대출금 30만 달러, 기간 30년의 대출을 6.75퍼센트에 받는다면, 차입자는 대출을 마칠 때까지 70만5천달러를 은행에 지불하게 된다. 동일한 금액을 동일한 이자율에 15년으로 빌리면 총지불액은 47만5천달러가 되고 절감액은 22만5천달러가 된다.
■이자율이 낮다. 15년 모기지의 이자율은 30년 모기지에 비해서 0.25퍼센트에서 0.375퍼센트 낮게 주는 경향이 있다.
다음은 단점이다.
■매달 내는 납부액이 크다. 물론 지금 가지고 있는 이자율보다 현격하게 낮은 이자율을 얻는다면 페이먼트를 거의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15년 모기지는 30년에 비해서 매달 내는 돈이 크다.
하지만 생각하는 것처럼 많이 높지는 않을 수가 있다.
브로커 오보일씨는 “두 배는 아니다”라면서 “10만달러 대출에서는 페이먼트가 15년의 경우 50퍼센트 정도가 더 많다”고 말한다.
브로커 케일럼씨의 조언은 이렇다. 현재 매달 현찰이 추가로 남기는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걱정된다면 30년 대출을 그대로 유지하되 가능한 한 자주 원금 상환액을 늘려가라는 것.
■이자 납부분이 적기 때문에 세금혜택은 적다. 특히 대출 기간의 절반을 넘어가면 더욱 그렇다.
덜레스 소재 체이스 맨해튼 모기지의 대출심사역 필 그리스딜라씨는 “7년 정도 지나면 본격적으로 원금을 갚아가게 되기 때문에 이자 세금 공제가 줄어들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방 소득세 환급에서 공제를 받기 위한 목적만으로 이자를 더 내는 것이 과연 현명한 행위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납세자들이 일부 있다.
그러나 세금 부담을 줄여보려는 납세자들이 더 많다. 모기지 이자 납부액에 대한 연방 세금 공제는 주택소유주가 청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절세조치인 경우가 흔하다.
반면 은퇴 혹은 일을 좀 덜 하고자 해서 소득이 줄어드는 경우에는 세금 공제의 중요성이 덜해진다.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더 좋은 것들이 있을 수 있다. 대부분의 머니 매니저들과 재정설계인들은 매달 모기지에 갚는 금액을 늘리는 것은 그렇게 현명한 조치는 아니라고 말한다. 대개는 다른 데에다 투자를 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말이다.
그리스딜라 심사역은 “6퍼센트 수익률에 묶이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좋은 결정이 아니라는 게 그들의 말”이라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한달에 300달러 내지 4백달러를 추가로 뽑아서 더 좋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까? 아마 그럴 수 있을 것.”
모기지 은행협회의 수석 경제분석가 더그 던캔은 모기지를 빨리 갚아가는 것은 ‘보수적인 투자전략’이라면서 “재정설계인들은 그 돈을 주식시장에 넣으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그런 말을 하면서도 정작 이들 두 전문가는 자기 집에 15년 모기지를 받고 있다.
3년전 재융자를 했다는 그리스딜라씨의 말을 들어보자. “재정적인 이유로 그렇게 한 게 아니다. 정서적인 이유에서다. 12년 뒤에는 다 끝난다. 그걸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