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때 연극 입문 이민후엔 '춘향전' 연출 경험 94년 지인과 삼호관광 설립 자연이 좋아 가이드길 선택 새로운 코스개발 작업 흥미 신생 여행사에 도움 됐으면
"투어를 통해 한편의 연극을 본 듯한 감동을 전해드립니다."
타운에서 20년째 투어 가이드로 활약하고 있는 넥스트투어의 정호영 고문(63). 젊은 시절 한국서 유명 방송국에서 근무하다가 뜻하지 않게 미국 이민을 와 레스토랑, 언론사, 연극연출,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며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살아왔다. 그러던 정 고문이 여행업과 투어가이드에 푹 빠지게 된 사연을 직접 만나 들어봤다.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어렸을 때부터 연극에 관심이 많았다. 중학교 2학년때 KBS의 어린이극회에서 연극을 시작해 연출까지 관심을 가져 후에 실험극장 정단원으로 활약했었다. 미국 이민 온 후에도 꾸준히 활동해 한미오페라단의 '춘향전' 연출 등 현장에서 뛰었다. 또 LA동아일보에서 삽화를 그리며 디자이너로도 근무했었다."
-이민 오게 된 이유는.
"한국에서 1968년 TBC 동양방송에 입사해 1980년까지 운현궁 스튜디오에서 분장 책임자로 근무했었다. 그 해 11월 30일 신군부의 언론통폐합으로 동양방송이 한국방송공사로 강제 통폐합되면서 미국 이민길에 오르게 됐다."
-어떻게 여행업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됐는지.
"미국에 와 처음 시작한 것이 레스토랑사업이었다. 그러면서 연극 연출 분야에서도 활동하던 중 LA폭동을 경험했다. 당시 많은 한인들이 피해를 입는 모습에 한동안 이민 온 것에 대해 많은 회의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던 중 1993년 11월 여행 가이드로 일하던 선후배들의 권유로 여행업계에 입문한 후 1994년 9월에 지인 2명과 함께 현재의 삼호관광을 최초로 설립했다. 하지만 젊었을 때부터 워낙 자연을 좋아하고 사람들 만나는 일을 좋아하다보니 사무실에 앉아 있기보다는 현장에서 뛰는 것이 더 적성에 맞는 듯 해 투어 가이드로 일선에 나서게 됐다."
-투어 가이드로서의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연극 연출을 하던 경험이 정말 이렇게 큰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가이드를 하면서 여행객들에게 어떻게 멋진 풍광과 함께 감동을 배가 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가 여행을 한 편의 연극으로 만들자고 생각했다. 투어일정이 나오면 일단 메인 스토리를 구상한 후 각 명소를 지날 때마다 멋지게 펼쳐지는 풍경을 배경으로 삼아 투어버스 안에서 시시각각에 걸맞는 음악을 들려주며 관광지에 얽힌 이야기를 전해준다. 여행객들은 마치 한편의 연극을 관람한 듯한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특히 어렵게 이민생활을 하신 분들은 지난날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리기까지 한다. 내게 있어서 여행투어는 하나의 창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여행 예찬론자라고 했는데.
"여행은 우리들 삶에 주는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산소와 같은 존재다. 새로운 것을 체험하게 되는 설렘도 있고 광활한 대자연의 일부가 되는 경험도 하게 된다. 여행은 한마디로 '돌아보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각자의 삶을 돌아보기도 하고 선조들의 발자취를 돌아보기도 하고 신비한 자연의 역사를 돌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민 생활에 지친 한인들에게 여행이 신선한 활력소와 적절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생 여행사에 합류하게 된 동기는.
"여행문화 정착에 힘쓰겠다는 젊은이들의 좋은 뜻에 선뜻 응하게 됐다. 기업으로서 이윤추구도 중요하지만 이웃과 나눔에도 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동받았다. 여행업계 선배로서 새로운 투어코스개발이나 운영기획 등에 조언을 줄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난번 대륙횡단에서도 느낀 점이지만 가이드를 하면서 정해진 일정에 쫓기는 경우가 종종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각지의 명소를 좀 더 만끽하고 좀 더 체험할 수 있도록 여유로운 투어일정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자 한다. 그래서 첫 작품으로 오는 9월에 출발하는 2차 대륙횡단 투어는 일정을 늘리고 참가자수도 줄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는 투어가이드 보다는 여행 컨설턴트 역할을 하고 싶다. 단순히 정해진 코스를 가이드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맞춤식 투어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조언하고 여행과 관련된 각종 정보도 알려주는 것이다. 또한 미국 각지에는 소그룹으로도 갈 수 있는 곳도 너무 많기 때문에 새로운 코스도 한인들에게 소개하고 싶다."
-투어가이드에 관심 있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여행가이드는 정말 여행을 즐기고 사랑해야 하며 사람 사는 이야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자기 계발에 힘써야 한다.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가 발달돼 어떤 경우는 가이드보다도 더 많은 지식을 가진 여행객들도 종종 보인다. 각 명소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뿐만 아니라 최신 트렌드 정보도 갖출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 마찬가지겠지만 노력하는 사람만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