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엄마처럼 이렇게 날아보렴."
봄이되자 여기저기서 엄마새, 아빠새들이 아기새들에게 나는 법을 가르치느라 분주하게 날아다닙니다.
처음으로 날개짓을 하는 작은 아기새들은 높은 언덕 위에서 무서워 몸을 바르르 떨고 있어요.
"야호 야호! 엄마 저 좀 보세요. 이제 날 수 있어요!"
가장 용감한 한 아기새가 제일 먼저 하늘을 훨훨 날자 그제서야 다른새들도 용기를 내서
하나 둘 날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죠? 그중 한마리가 땅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는 거예요.
"아빠! 도와주세요. 날 수가 없어요!"
"어서 날개를 펼치고 날개짓을 해야지! 그래야 날 수 있다.
"
"티코가 이상해요! 날개를 펴지 못해 떨어지고 있어요. 아, 저런! 우리아기가 위험해요. 어서 아기를 잡아요."
떨어지던 티코는 간신히 아빠품에 안겨 목숨을 구할 수 있었어요.
"흑흑! 하느님도 너무 하시지 우리 티코에게 날개짓을 할 수 없는 날개를 주시다니."
그러나 아기새 티코는 슬퍼하는 엄마, 아빠를 의젓하게 위로했어요.
"엄마, 아빠 전 괜찮아요. 이 세상에 날지 못하는 새가 저 하나만은 아닐거예요. 전 수풀속에 집을 짓고 혼자 살 수 있어요."
다행히도 티코는 다른 재주를 많이 가졌어요. 땅위에서는 누구보다도 빨리 달릴 수 있었고
깡총깡총 뛰어다니면서 끝없이 재밌는 이야기를 해대서 티코를 모르는 친구가 없었어요. 티코는 주로 땅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 들려줬는데 하늘을 나는 친구 새들에겐 모두가 새롭고 신기하기만 했어요.
"티코! 고마워. 네 얘기를 들으면 시간가는 것도 모르겠어. 이제 집에 갈 시간이야. 다음에 올땐 맛있는 열매를 가져올게. 안녕!"
왁자지껄 놀던 친구들이 한꺼번에 모두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했어요. 티코는 힘찬 날개짓을 하며 높이 날아오르는 친구들을 올려다 보며 외쳤어요.
"모두들 잘가라!"
그날밤, 언제나처럼 엄마 아빠가 밤인사를 하러 티코의 침대맡으로 오셨어요.
"엄마, 아빠, 오늘도 굉장한 날이었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티코야, 우린 네가 정말 자랑스럽단다.
잘 자거라 아가야!"
그런데 혼자 누운 티코는 갑자기 뭔가 알 수 없는 외로움 같은 것을 느꼈어요.
달님 별님도 자러 들어간 깜깜한 한밤중이 되었는데도 잠이 오지 않아 둥지 밖으로 나왔어요.
'어쩌면 나도 이제 다른 친구들처럼 날 수 있을지 몰라' 티코는 낮은 나뭇가지위에 올라서서 날개를 펼쳤보았어요. 날개죽지가 찢어지듯 아파왔지만 눈을 꼭 감고 뛰어 내렸어요.
"쿵!"
저런 가엾은 티코는 얼마나 아팠을까. 엉금 엉금 집으로 돌아오며 티코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그래, 하느님께 기도를 드릴거야. 열심히 기도를 하면 언젠가는 꼭 들어 주실거야'
그날부터 티코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기도를 했어요.
"하느님! 전 티코예요. 저도 제발 날게 해주세요. 친구들과 높은 나무 꼭대기 위에 앉아 노래할 수 있게요. 그리고 엄마 아빠랑 멀리 함께 여행도 갈 수 있게요."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기도를 마치고 나선 모두들 잠이든 밤, 아무도 모르게 낮은 나무가지 위로 올라가 나는 연습하는 것도 잊지않았어요.
<이 이야기는....>
"전 알아요, 티코는 절대로 날 수 없어요. 저도 기도했었는데 하느님은 안들어 주셨거든요."그렇게 말하는 원이의 얼굴에 실망이 가득하다.
"아니야. 열심히 기도 안해서 그런거야."
"나 열심히 했다, 치."
"얘들아 쉿! 귀를 잘 기울이지 않으면 하느님의 대답을 놓칠지도 몰라요."
그말에 아이들이 즉시 잠잠해진다.
"선생님, 그런데 왜 티코는 날개가 있는데 날 수가 없어요?"
"우리학교에서 배웠는데요, 엄마가 술 먹고 담배피면 그런 애기 태어난대요."
"맞아요."
영리한 지윤이와 유진이가 눈을 반짝이며 맞장구를 친다.
"그런데 우리아빤 아직두 담배피워서 걱정이예요."
아기새 티코가 오히려 지체 장애아를 둔 엄마 아빠를 위로하는것 처럼 때론
우리아이들의 생각이 더 깊고 당당한 것 같아 어른들을 부끄럽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