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성큼 여름으로 들어섰다. 하루 종일 받은 열기로 밤조차 휴식을 찾기 어려운 더운 날씨다. 건강한 여름나기가 더 절실해진다. 밤 사이 수면만 잘 취해도 여름은 버티기 어렵지 않은데, 잠을 잘 자려면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침구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밸리에 사는 결혼 5년차 최연정(32세)씨는 침실을 들여다 볼 때마다 짜증이 밀려온다. 매트리스 커버, 이불, 베개 커버 등이 제각각인 탓에 가뜩이나 더운 방이 더 더워 보였기 때문이다. 결혼할 때 마련한 침구 세트를 계속 쓰다가 필요한 것만 따로 하나씩 구입하다 보니 아늑한 침실은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여름을 맞아 새로운 침구로 산뜻하게 바꾸려면 어떤 것이 좋을까.
두꺼운 솜이불이 예단의 기본이고, 천연 소재만이 좋은 침구라는 관념은 이제 옛 것이다. 지금은 기능성 침구가 대세다. 자연의 먹거리로 신소재를 만들기도 하고, 건강에 우익한 성분들을 주입하여 가공하는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시원한 리플·인견원단·라미 인기
새로운 소재는 아니지만, 여름철 가장 인기있는 침구다. 전통적으로 삼베(마) 소재가 여름 침구로는 우수한 통기성으로 유명했지만, 뻣뻣하고 까칠한 촉감과 손질하기 어려운 번거로움으로 대중성을 갖기는 쉽지 않았다. 이 틈새를 파고 든 섬유가 리플과 인견이다.
리플은 면에 요철 모양으로 가공해 통기성을 살린 섬유로 흔히 '지지미'로 불린다. 느낌이 시원하고 피부에 닿는 면이 최소화 되어 쾌적함을 더한다. 가격도 비싸지 않아 대중적이고 자주 세탁을 해도 상하지 않기 때문에 여름 이불로는 최적이다.
인견은 나무에서 추출한 100% 천연 섬유로 나무가 가진 차가운 성질을 지녀 피부에 닿았을 때 시원한 청량감을 선사한다.
일명 '냉장고 이불'이라 불린다. 천연 섬유라서 땀띠, 알러지, 아토피성 피부 등 민감한 피부에도 좋다.
하지만 인견은 물에 닿으면 강도가 떨어지고 수축하는 성질이 있어서 가볍게 울세탁 코스로 세탁하고 약하게 탈수하여 수축 방지를 위해 모양을 잡아주어 되도록 그늘에서 말린다.
'라미'는 모시의 영어 표현으로 기계로 짠 모시를 말한다. 모시와 삼베의 까끌까끌한 촉감을 보완하기 위해 부드럽게 가공한 섬유다. 모시나 삼베는 미생물에 쉽게 삭기 때문에 자주 세탁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나 라미는 세탁기에 빨아도 뒤틀림이 없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라미와 합성 섬유를 조합한 원단은 실크처럼 부드럽고 성질은 금속처럼 차가워 여름 침구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친환경 옥수수 이불, 피톤치드 침구
먹는 옥수수로 만든 이불이 인기다. 옥수수 추출물로 만들어 피부 트러블을 거의 유발하지 않아 아이들이나 아토피 환자에게 좋다. 얇고 통기성이 좋으며 자연 분해되기 때문에 친환경 제품이다. 진주와 같은 광택이 있고 실크 같은 촉감을 지녀 매우 부드럽다.
허브나 솔잎, 유칼립투스, 라벤다 등의 식물에서 추출되는 천연물질이 피톤치드인데, 산림욕 효과를 나타낸다.
이 피톤치드를 특수 가공해서 침구류 속에 고착시킨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피톤치드 향기는 진드기가 원천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효과가 강하고 향균 기능이 탁월하다. 오래 사용해도 냄새가 없어 자주 세탁할 필요가 없다. 특히 편백나무 베개는 피톤치드의 이온 방출과 공기 정화 기능으로 머리의 혈액 순화을 원활하게 해 주어 숙면을 돕는다. 피부를 부드럽게 하는 미용 효과도 높다.
대나무사로 만든 대나무 이불도 있다. 역시 통기성이 우수하고 수분을 빠르게 흡수하고 발산해 청량감이 좋다.
가볍고 광택이 우수하고 먼지도 덜 난다. 유아용 대나무 거즈이불은 패드 형식으로 되어 있어 땀을 많이 흘리는 아기들에게 반가운 상품이다.
이런 기능성 제품들은 LA내 한국 침구를 취급하는 매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침대 꾸미기
◆침대 위치 정하기
침실의 주인공은 침대다. 위치에 따라 정서적 안정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침대는 문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 배치하는 것이 좋고, 면적이 안되면 옆으로라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또한 침대를 벽에 바짝 붙이지 말고 바람이 통할 수 있도록 10~15cm 정도 떨어뜨리고 침대 헤드가 창 쪽을 향하도록 배치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벽 페인팅
심한 불면증이나 우울증으로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면 짙은 파란색 계열이 좋다. 심한 스트레스가 있는 사람은 보라색 계열이 도움이 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생기와 밝음을 주는 주황, 노랑 계열이 무난하다.
◆패브릭 컬러는 계절에 맞게
침실의 패브릭 장식은 크게 침구와 커튼이다. 일반적으로 봄에는 아이보리와 화이트, 파스텔톤이 마음을 안정시켜 잠을 잘 오게 한다. 여름에는 커튼으로 은은한 조도를 유지하고 블루 컬러 침구나 소품을 활용해 시원한 분위기를 강조해 준다.
◆숙면을 돕는 소리와 향
은은한 향은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아로마 향초나 디퓨저를 놓는다. 라벤더 향은 특히 밤에 안정된 정서를 갖게 해 주고, 베르가못 향은 공기 정화기능을 갖고 있다. 레몬향은 정서적으로 뇌를 자극해 권태감이나 피로를 완화하는데 효과가 있다. 잔잔한 음악이나 일정한 리듬으로 울리는 조용하고 낮은 데시벨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숙면을 유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