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은 초복이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삼복지절 보양식의 하나인 삼계탕은 약식동원의 대표 음식이다. 봄철에 부화한 병아리가 이맘 때쯤 약병아리로 자라므로 깨끗이 손질하여 배 안에 찹쌀, 인삼, 황기 등의 약재와 강장제인 마늘 , 기운을 돋아주고 노화를 막는 밤, 대추, 장수식품인 은행을 넣은 다음 실로 꿰메어 돌솥이나 뚝배기에 담고 물을 부어 강한 불에 한소끔 끊인 다음 약한 불로 1시간 쯤 푹 곤다. 인삼이나 황기의 성분이 닭 등 여러 성분과 어울려 충분히 울어나고 찹쌀이 무르고 국물이 알맞게 졸았을 때 불을 끄고 소금과 후추가루로 간을 맞춘다.
한의학의 4진법 중 첫번째가 관형찰색을 하는 망진(望診)이다. 즉 몸의 균형과 안색 등을 살피는 것이다. 예로부터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며 ‘영혼의 거울’이라고도 한다. 그사람의 눈을 보면 정신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고 눈빛여하에 따라 병상을 직관적으로 판정한다. 이 경우 병상이라 함은 병자의 정기이며 신기를 말한다. ‘얼굴은 몸의 창’이라 하겠다. 신체의 위화는 안색에 나타난다. 안색이라 함은 단지 그 색뿐이 아니고 전체적이고 직관적인 감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예로부터 안색이 좋은 것을 건강의 상징으로 여겨 왔다. 그것은 혈액의 색깔이 얼굴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50대 중반의 K씨는 숙취의 후유증이 심해 내원했다. 안색은 붉으죽죽하고 안공에 힘이 없다. 욱신욱신 아픈 머리, 메스껍고 역겨운 속쓰림, 조금만 움직여도 천둥이 일것 같이 빙글빙글 돈다는 과음한 다음날 아침 K씨 자신의 모습이란다. 배후진을 해보니 간장과 위장의 반응부위인 흉추 7~12까지와 신장의 반응부위인 요추 2~3에 위화가 있다. 복진에서는 심하부와 배꼽 주변이 굳어있고 우 계늑하 간장부위에 흉협고만증이 감지된다. 우선 흉추와 요추의 위화를 추나치료하여 몸 안에 축적된 알코올 독을 풀어주는 한편 복부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경락신전 치료를 하고 머리와 잔등, 복부 그리고 사지의 요혈에 자침하여 술독을 푸는 치료를 하였다.
특이 하퇴 전외측 무릎 아래 약 6cm에 있는 건각장수지혈인 위경락의 삼리혈과 발의 내과 상방 약 10cm 근골건의 전면에 있는 신장경락의 축빈혈에 자침했다. 신장경락은 간장 기능에도 작용하므로 족삼리와 해독력이 강한 측빈혈의 자침은 숙취를 급속히 해소시키는데 크게 기여한다. 끝으로 이침이다. 침(枕)혈은 전신 신경계통의 질병과 목과 목덜미의 강직, 어지럼증, 소염, 진통, 쇼크방지 등의 작용이 있다. 액혈은 각종 정신 신경계통의 질환과 각종 원인에 의한 두통을 치료하며 피질하(皮質下)혈은 대뇌피질의 흥분, 억제, 조절작용을 하고 불면증 등의 각종 신경정신 계통의 질환과 소염 , 진통, 지한 작용이 뛰어나다. 이상의 치료로 숙취증상이 쾌유되었다. 그러나 K씨는 알코올 중독증상이 감지되어 향후 중독치료를 계속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