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한인사무장을 앞세운 비한인 변호사, 둘째는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변호사가 된 1세 변호사, 셋째는 한국말 보다 영어가 편한 2세 변호사, 넷째는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사이에 부모따라 이민 와 어느 정도 양쪽의 문화를 아는 1.5세 변호사다. 추측이지만 2세 변호사와 1.5세 변호사가 양적으론 다수일 듯하다. 20년 전만해도 비한인 변호사가 더 많았지만 이제는 매년 200여명의 변호사가 양산되면서 한인 위주로 바뀌고 있다.
과거 한인 변호사가 적을 때 한인들이 찾아간 변호사의 대부분은 유대계 변호사였다. 그래서 지금도 유대인 변호사란 말을 달고 다니는 한인들이 많다. 한인들의 표현을 들어보면 유대인 변호사의 이미지는 일을 잘한다는 긍정적인 면과 상대를 봐주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부정적인 면이 혼재한다.
자기 커뮤니티가 아닌 타커뮤니티에서 사업상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유대인 변호사들은 대단하다. 다만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한인커뮤니티에서처럼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드러내고 강조하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개인적으로 중국계, 아프리카계, 페르시안계, 히스패닉계 변호사들도 자주 만나는데 이들은 왜 한인사회에 광고할 때 자기혈통을 내세우지 않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한인들이 유대인 변호사를 선호하기 때문에 유대인 변호사란 문구를 광고에 쓰는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떤 변호사가 좋은 변호사일까. 노동법의 경우 과거 20년 전만해도 노동청 문제를 독식하던 유대계 변호사가 있었는데 이젠 이 시장도 여러 비한인과 한인 변호사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노동법 외에 가정법, 형사법, 이민법, 상법 등도 광고를 보면 비한인 변호사, 1.5세 변호사, 2세변호사, 1세 변호사가 곳곳에 포진해 경쟁을 한다.
요즘 한인언론에선 일부 한인 변호사들의 부정직한 행위를 부각시켜 쓴다. 한인 변호사 업계에 대한 신뢰도도 자연히 떨어진다. 한인은 믿을 수 없다, 그래서 한인 아닌 변호사를 찾아가야한다고 주장하는 한인들도 있다.
비단 변호사 업계뿐만 아니라 의료업계, 건축업계 등에서도 들어본 말이다.
한인 변호사를 정직과 부정직의 두가지 중 하나로 규정할 수는 없다. 변호사마다 다르다. 매달 캘리포니아주 변호사들에게 전달되는 잡지가 있다. 여기에는 협회로부터 공식징계를 받는 변호사들의 명단이 실린다. 한인의 이름은 흔하지 않다.
인종이나 국적을 근거로 변호사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편견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변호사의 실력이나 인격은 인종이나 민족과 무관하다.
의뢰인에게 가장 중요한 변호사의 덕목은 신뢰다. 신뢰는 변호사가 얼마나 의뢰인의 케이스에 관심을 갖고 있는가, 의뢰인의 질문에 얼마나 빠르게 응답하는가, 의뢰인이 맡긴 변호사비를 얼마나 신경쓰며 쓰는가 등에 달려있다. 하지만 돈받기 전까진 신뢰가 철철 흐를 것같던 변호사가 돈을 받은 후 돌변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