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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 평가 받는 '문제적 영화'

온리 갓 포기브스 (Only God Forgives)
감독: 니콜라스 윈딩 레픈
출연: 라이언 고슬링, 비데야 판스링감
장르: 액션, 드라마
등급: R


2011년작 영화 '드라이브(Drive)'로 지난해 주요 평론가협회상을 휩쓸었던 니콜라스 윈딩 레픈과 라이언 고슬링 콤비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다. 잔혹한 폭력성, 느릿한 진행, 과도한 스타일, 인간의 본성에 대한 질문 등 전작의 연장선에 놓인 듯한 요소들이 눈에 띈다.

아닌게 아니라 '온리 갓 포기브스(Only God Forgives)'는 호불호가 분명히 갈릴 법한 영화다. 한국의 김기덕 감독 영화에 대한 관객과 평단의 반응이 엇갈리는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영화는 태국에서 마약을 거래하며 살고 있는 줄리앤(라이언 고슬링)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형이 어린 소녀 매춘부를 살해한 후 그에 대한 응징으로 자경단원 챙(비데야 판스링감)의 손에 죽자, 줄리앤의 어머니는 그를 다그쳐 형의 원수를 갚아내라 몰아세운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한 복수극으로 흐르지 않는다. 줄리앤과 챙은 둘 다 아주 복잡한 인물들이다. 줄리앤의 의식 한 구석엔 형의 죽음이 응당 받았어야 할 죄값이었다는 생각이 있다. 자신을 학대하다시피 하는 어머니에게 철저히 복종하면서도 미묘한 반감도 숨기고 있다. 챙은 정의의 수호자이자 딸에게만큼은 한없이 따뜻한 아빠이지만, 그가 죄를 처단하는 방식은 너무도 잔혹하고 무자비하다. 절대자적인 위치에서 죄인들을 처단해 형을 집행하는 듯한 태도다. 두 사람은 계속 마주치지만 또 계속 서로를 살려준다. 서로가 응징의 대상이 아님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죄와 처벌, 응징과 복수의 순환고리는 조금씩 반경을 좁혀가며 돌아가다 결국 피할 수 없는 대적의 순간까지 둘을 몰아가게 된다.

'온리 갓 포기브스'는 이 과정을 지극히 천천히 강렬하게 담아낸다. 느린 화면 천지고 색감은 자극적이다. 음악과 음향이 영상을 압도해버리는 순간도 많다. 내러티브보다는 의도적으로 멋을 잔뜩 부려 축축 늘어뜨린 장면들 사이 겪게 되는 다양한 감정과 오만가지 생각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영화의 목적인듯한 생각마저 든다.

다만 그 산재해 있는 스타일을 조금만 걷어낸 채 줄리앤과 챙의 행동을 설명해줄 만한 인물의 본질로 더 깊이 다가가지 못한 것은 '온리 갓 포기브스'를 공허하게 하는 아쉬움이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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