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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희 플로리스트에게 배워보는 여름 꽃 장식

Los Angeles

2013.07.1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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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핀 수국에 아이비 늘어트려 시원하게…
한 여름. 더위를 막을 수는 없지만, 자연의 질감과 색감을 잘 활용하면 열기로 가득 찬 체감 온도를 한층 줄일 수 있다. 가구나 소품을 시원한 여름 분위기로 바꿀 수도 있지만, 때론 그것마저도 덥고 번거로울 때, 몇 송이의 꽃으로 시원한 여름을 느껴본다. 화이트나 블루, 연한 보라 빛깔의 꽃이라면 한 묶음 식탁에 꽃아 차 한 잔을 마셔도 청량한 여유가 곁에 온다.

누구나 쉽게 해볼 수 있는 여름 꽃장식을 위해 플로리스트 박명희씨 집을 찾았다. 아이보리빛 쉬폰 커튼이 하늘거리는 식탁엔 긴 원통형의 꽃병에 수국 한 송이가 소담스럽게 꽂혀 있었다. 앞마당에서 잘라온 이름 모를 초록 잎사귀의 연한 줄기가 수국 아래로 드리워져 상큼함을 더했다. 아주 간결한 디자인이지만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을 주었다.

꽃장식은 비싼 꽃보다는 실용적으로 값싸고 쉽게 구할 수 꽃을 활용하고자 했다. 탁자 위에 가지런히 놓인 수국, 흰색의 스냅드래곤, 라벤다는 집 근처 마켓에서 한 다발에 5~6달러 정도를 주고 저렴하게 구입했다고 한다. 여름에 잘 어울리는 수국은 물을 무척 좋아하는 꽃으로 볼륨감이 풍성해 여러 종류의 꽃병에 그냥 꽂아만 두어도 화사한 느낌을 준다. 아이보리와 파랑, 분홍, 보라 빛의 꽃들이 나비처럼 한들한들 섞여 있어서 여름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스냅드래곤은 화이트의 작은 꽃들이 조롱조롱 줄기 따라 피어있어 귀여우면서도 우아하다. 요즘이 라벤더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철이라, 라벤더의 효능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라벤더는 진정 효과가 뛰어나 정신 안정에도 도움이 되고 여름 밤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효과를 발휘한다. 향이 은은해 탁자에 꽂아두면 향기가 집 안 가득 퍼진다.

박명희씨는 가늘고 긴 꽃병을 세 개 정도 준비해서 수국을 한 송이씩 각각 꽃는 아이템을 선보였다. 먼저 꽃병에 파란색 마블을 바닥에 채워 놓고 물을 담는다. 두툼한 수국의 줄기를 아주 짧게 잘라 꽂으면 투명한 꽃병엔 파란 구슬만 빛난다. 짧게 자른 수국의 가지는 투명한 비닐로 감싸 물에 넣으면 줄기가 잘 보이지 않고 투명한 비닐은 마치 얼음처럼 반짝이는 모양으로 변한다. 수국의 줄기는 두껍기 때문에 물을 잘 빨아들이게 하기 위해 자른 부분을 부드럽게 두드려 준다. 긴 직사각형의 콘솔 등에 일정한 간격을 두어 한 꽃병씩 놓거나 세 꽃병을 좁은 간격을 두고 붙여 놓아도 따로 또 같이 재미있는 느낌을 준다.

두 번째 아이템은 약간 중간 크기의 원통형 꽃병에 세 가지의 꽃을 함께 데코레이션하는 방법이다. 먼저 병 안에 바다의 느낌을 주는 소라나 조개 껍질을 넣고 물을 채운다. 뒤에 세워줄 라벤더를 가장 긴 길이로 일정하게 잘라주고, 그 다음은 스냅드래곤, 수국 순으로 길이를 조절한다. 라벤더를 한 묶음 뒤에 배경으로 꽂고, 그 앞에 약간 키를 낮춰 스냅 드래곤을 꽂는다. 그리고 남은 부분에 수국 한 송이를 가장 낮은 높이로 꽂아 준다. 라벤더 양쪽 옆으로 초록 가지 식물을 살짝 꽂아 주면 자연스러움을 더할 수 있다. 부드러운 녹색 계열의 컬러는 시원한 색과 배색하면 싱그럽고 쾌적한 느낌을 갖게 한다.

이번에는 즉흥적으로 간단하게 꽃다발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묻자 박명희씨는 꽃가위를 들고 갑자기 마당으로 들어섰다. 주황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진 몇 송이의 꽃을 잘랐다. 여린 강아지풀처럼 생긴 가지와 초록 가지들도 꺾었다. 한 묶음 들고 마당을 돌면서 박명희 플로리스트는 "아이비처럼 가늘게 늘어지는 가지들을 잘 눈여겨 보세요. 너무 크지 않고 자잘한 가지들은 꽃장식을 할 때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어요."

십 분 남짓 따라다니다 보니 금세 유용할 수 있는 가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도전해 볼만한 용기가 생기는 듯했다.

박명희 플로리스트는 화려함보다는 자연스러운 꽃 디자인을 선호한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분위기를 바꿔보려면 '여유'가 가장 필요한 것 같아요. 여름에 가족을 위해 집 안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여유를 가지면 싸고 쉽게 재료를 구할 수 있는 매장과 소재가 눈에 띄기 시작하지요. 앞마당의 화초들을 활용하면 더욱 좋죠. 여기에 푸른빛의 구슬이나 조개 껍질 정도만으로도 훌륭한 여름 꽃장식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노하우를 배웠다. 오늘 식탁에 놓을 꽃장식이 이미 머리에 그려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너무 쉽게 할 수 있으면서도 화사하고 청량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작은 꽃다발 만들기

1. 뒤에 놓을 녹색의 가지 식물을 한 묶음 먼저 가지런히 손에 잡는다.

2. 꽃들을 양쪽 부분부터 높낮이를 조절하며 한 송이씩 보탠다.

3. 가운데로 키가 낮게 꽃들을 더해 준다.

4. 전체적으로 꽃송이들의 높이를 맞춰주면서 정리하고 리본이나 지끈으로 간단하게 묶어 준다.

글·사진=이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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