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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은과 함께 떠나는 낭만의 유럽여행 스위스

로잔 Lausanne

스위스의 로잔(Lausanne)은 국제 올림픽 위원회인 IOC 본부가 있는 곳이다.
9만여 점에 달하는 올림픽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볼 수 있는 곳은 올림픽 박물관. 올림픽 기념 메달과 우표, 조화, 성화봉, 미국 농구 드림팀의 사인 공, 올림픽의 명장면 비디오, 한국의 호돌이 인형과 부채 등을 볼 수 있다.
박물관을 가려면 역에서 나와 메트로를 타고 우시(Ouchy) 지구라는 곳으로 가야 한다. 우시 지구는 레만 호숫가에 자리 잡고 있는 로잔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역이다.

초승달 모양의 하얀색 풍향계는 로잔의 랜드마크. 산책로에는 가는 철재로 특이하게 만든 조형물도 세워져 있고 제방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젊은이 앞에는 하얀 요트가 지나간다. 눈 덮인 알프스 산과 잔잔한 레만 호수는 언제 바라봐도 넓고 포근하다.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30분 정도 가면 프랑스 마을인 에비앙 레 벵(Evian-les-Bains)이 나온다. 에비앙 레 벵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생수 ‘에비앙’이 여기저기에서 솟구쳐 오르는 곳이다.

로잔은 또한 학문의 도시로도 잘 알려져 있다. 1537년에 세워진 로잔대학교(Lausanne University)와 국제경영대학원(IMD), 유럽의 MIT로 불리는 로잔공과대학(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 in Lausanne)이 있기 때문이다.
두 대학은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Zurich)와 함께 스위스를 대표하는 명문대학이다. 로잔의 대학과 로잔 시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는 독일어가 아닌 프랑스어다. 그래서 로잔에서는 봉쥬르와 메르시를 입에 달고 다니면 편안하다.
우시 지구를 모두 돌았다면 다시 트램을 타고 구시가(Vieille Ville)로 가야 한다. 구시가로 올라가며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은 팔뤼 광장(Place de la Palud)이다.

광장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건축물은 1675년에 건축된 시청사. 시청사 앞에는 1726년에 세워진 정의의 여신상(Fontaine de la Justice)이 서 있다. 여신상 앞에는 늘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데 오래된 약국 건물 위로 인형 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인형 시계는 매시간마다 벨이 울리며 인형들이 등장하는 로잔의 명물이다. 이날도 초등학교 학생들이 인솔 교사와 함께 구시가 견학공부를 하고 있었다. 팔뤼 광장은 시민들이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는 로잔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로잔은 원래 루손나(Lousonna)라 불리면서 로마 시대부터 번영했던 도시였다. 상업이 활발해지자 상인들은 루손나 곳곳에 시장을 만들었다. 팔뤼 광장과 클레 광장 두 곳을 이어주는 장터길도 13세기에 지어진 것인데 장터길을 잇는 마르쉐 계단은 비 또는 눈이 와도 지장 없도록 지붕까지 얹어 놓았다.
이 계단 꼭대기에 이르면 로잔의 자긍심이라 할 수 있는 대성당이 나온다. 대성당은 스위스에서도 손꼽히는 고딕 건축물로 우뚝 솟은 첨탑은 로잔시의 상징이다.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매시간 야경꾼이 소리내어 시간을 알리기 때문이다. 동쪽에서 부터 시작한 외침은 북쪽, 서쪽, 남쪽으로 돌며 계속된다. 1405년부터 시작된 전통이라고 한다. 지금도 주중 담당, 토요일 담당, 일요일 담당, 임시 담당 등 4명이 번갈아 가며 불침번을 선다.

원래는 종탑 꼭대기에서 화재를 감시하는 목적으로 시작된 시간을 알리는 외침 소리인데 600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니 로잔 시민들의 끈기는 대단한 것이다.

대성당 앞에 서니 정면에 보이는 파사드 조각상이 너무 정교하게 보인다. 1170년부터 짓기 시작해 1240년에 완공했으니 800년의 때가 묻은 건축물이다. 처음에는 성당이었지만 16세기 종교개혁 후에는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됐다. 안으로 들어 가니 예수님과 또 다른 조각상 앞에서 시민들이 스케치를 하고 있었다. 아마추어 화가로 보이는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경건한 마음으로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린다.
‘사도의 입구’로 불리는 남쪽 입구의 섬세한 조각들도 로잔 대성당의 자랑이다. 그러나 성당에서 나의 눈을 휘둥그레 만든 것은 섬세한 모양과 색채를 한 스테인드글라스였다. 후에 알고 보니 스테인드 글라스를 제작한 사람은 프랑스의 건축가 비야르 드 옹느쿠르였다.

옹느쿠르는 1270년 장미 스테인드글라스를 비롯한 여러개의 작품들을 제작했다. 그는 조각, 회화, 스테인드 글라스 등 고딕건축기법의 기술을 스위스에 전수했던 것이다. 대성당을 나와 마르쉐 계단을 내려 가려니 두 연인이 서로 감싸 안은 채 계단을 내려 간다. 어디선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가곡 모르겐(Morgen)이 가늘게 흐르고 있다.

글, 사진: 곽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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