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박하 무심코 심었다가 우리 지역 생태계 파괴 우려
찰스 스미스 페어팩스 자연보호 매니저
특히 한인들이 즐겨 먹는 깻잎(perilla/sesame leaf)이나 향을 즐기기 위해 기르는 박하(perilla mint), 또 고구마(sweet potato), 접시꽃(hollyhock), 상추(lettuce) 등이 대표적인 생태계 교란 야생식물(invasive alien plant)로 드러났다.
공원국 자연자원관리보호부서의 찰스 스미스(Charles Smith·사진) 국장은 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나지 않는 야생 식물들은 대부분 지역 주민들이 외국이나 타지역에서 들여온 것들”이라며 “이 가운데 주변 식물의 자생까지 위협하는 침입성 식물들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며 북미 지역에만 수천종의 생태계 교란 야생 식물이 존재한다. 페어팩스카운티도 예외는 아니다.
스미스 국장은 외래 야생 식물들이 유입됐을 때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설명하며 덩굴식물의 일종인 인동(Japanese honeysuckle)과 노박덩굴(oriental bittersweet)을 들었다. 아시아에서 미 동부로 유입된 이 두 가지 식물은 예쁜 꽃과 향기, 혹은 열매 때문에 재배된다.
그는 “이 두 식물의 열매는 영양학적으로 새나 벌레의 먹이로 적합하지 못하다”며 “마치 사람이 햄버거 같은 정크푸드(junk food)를 섭취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즉, 제대로 된 먹이를 섭취하지 못한 벌레나 새의 개체수가 줄게 되고, 이같은 개체수의 감소는 다른 종의 섭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는 관상용으로 심는 대나무(bamboo tree)가 있다. 다른 지역으로 쉽게 번지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주변의 다른 식물이 버티지 못하고 죽게 하는 강력한(tough) 종이라는 점에서 위협이 될 수 있다.
또한 특별한 해를 끼치치는 않지만 집에 심은 깻잎의 씨가 바람에 날려, 혹은 사람의 신발이나 옷에 묻어 다른 장소로 번져나가는 일도 드물지 않다. 한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원 트레일을 따라가다 보면 길가에 줄줄이 난 깻잎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스미스 국장은 “다양성을 존중하고 권장하는 사회가 건강하듯 모든 구성원이 골고루 존재하는 생태계가 건강하다”며 “새로운 것, 잘 모르는 것은 가급적 심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생태계 교란 식물의 목록은 웹사이트(www.eddmaps.org/species)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유승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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