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숯불에 지글지글' 이색 보양식 '양꼬치 구이'

양꼬치 전문점 '풍무'

색다른 여름 보양식을 찾아 나섰다. 웨스턴 한 골목에 숯불에 녹는 낯선 고기 냄새에 이끌렸다. 중국에서나 있을 법한 양꼬치 구이 전문점을 LA에서 만났다.

'풍무' 양꼬치 구이점. 원래 이 음식은 중국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다. 중국 서북부 신장지역에 사는 위구르족이 만들어 먹던 음식이었다. 한 때 양꼬치 구이는 중국에서 대대적인 붐을 일으켰고 한국에도 지금 성황 중이다.

어둠이 낮게 깔린 초저녁, 숯불 앞에 앉았다. 음식점 내부는 여느 고기집과 다를 것이 없었지만 고기를 굽는 기구가 남다르다. 숯불 위로 직사각형의 철틀이 두 줄로 되어 있다. 아래에서 숯불에 꼬치를 구운 후 다 익으면 위의 틀로 올려놓고 먹게 된다. 양고기는 식으면 누린내가 심하게 나기 때문에 익은 다음에도 온도를 유지하는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꼬치의 종류는 많았다. 크게 양고기, 소고기, 닭고기로 나눌 수 있다. 고기와 간, 허파, 심장 등의 내장 꼬치가 줄줄이 진열돼 있다. 네 발 달린 것은 책상 빼고 모조리 먹는다는 그 기이한 중국 음식답지 않은가. 기왕에 온 김에 맛의 모험을 해보려고는 했으나, 여름이라 내장 쪽은 선뜻 마음이 가질 않았다.

양꼬치부터 주문했다. 조롱조롱 엮인 양고기가 쇠 꼬치에 꿰어 숯불 위에 얹어졌다. 지글지글…. 양고기의 기름이 쏙쏙 빠지는 소리가 들렸고, 그 기름이 떨어질 때마다 불꽃이 확 피어오르는 불쇼도 볼거리였다. 마치 허름한 중국 뒷골목의 선술집에 앉아있는 듯했다.

고거 참 별미였다. 누린내가 하나도 나지 않고 고소한 육즙이 입 안을 맴돌았다. 특히 '쯔란'이라는 양념에 찍어먹는 맛이 일품이었다. 쯔란 양념의 모양은 마치 라면 스프 같았지만, 통 먹어본 적이 없는 특이한 향의 향신료였다. 그 맛이 익숙하지는 않지만 양꼬치에 찍어 먹으니 자꾸 손이 갈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양 오돌뼈 꼬치는 삼겹살 오돌뼈 같은 느낌이었는데, 맛은 기름진 소고기 맛이었다. 닭똥집 꼬치는 생각보단 평범한 맛이었다. 양념이 강한 양고기를 잔뜩 먹은 후라서 그럴 수도 있었다.

메추리 반마리가 꼬치에 끼워져 나왔다. 숯불 위에서 자글자글 기름을 떨구며 노릇노릇하게 익는 모습이 입맛을 다시게 했다.

작은 메추리는 닭고기보다 훨씬 쫄깃하고 맛있었다. 삼겹살을 감아 올린 아스파라거스도 인상적이었다. 다 익은 아스파라거스를 한 입 베어 물면 채소의 즙이 고여있을 정도로 맛깔스러웠다. 단지 삼겹살이 너무 얇아 맛을 별로 느낄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보통 양꼬치 구이는 양념이 30여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음식점마다 조금씩 향신료의 차이가 있다. 중국식은 양꼬치 2~3개에 비계 하나씩을 번갈아 꽂는다. 양고기는 식용 부위가 많지 않아 양꼬치는 주로 갈빗살과 잡고기를 사용한다. 갈빗살이 더 맛있고 질이 좋은 고기에 해당한다.

본초강목에서는 양고기가 식욕증진에 도움을 주고 피곤한 한기, 그리고 온갖 질병을 다스린다고 적고 있다. 양고기의 효능은 인체 내에서 만들어낼 수 없는 8가지 필수 아미노산이 잘 조화되어 카르니틴이란 성분은 신체의 대사를 향상하고 세포 내의 지방 연소를 촉진하는 기능을 한다. 무기질이나 비타민, 철분 등도 풍부하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될 때, 색다른 보양식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양꼬치를 굽는 아기자기한 재미와 골라 먹는 즐거움이 있는 양꼬치 구이. 선선한 여름 저녁에 어울리는 이색 맛집이다.

▶주소: 414 Western Ave. #E, LA

▶문의: (213)388-9299

글·사진=이은선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