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고혈압 약 복용 여성 유방암 잘 걸린다
10년 이상 먹으면 발병률 250% 높아져
대표적인 것만 꼽아보면 칼슘 채널 차단제, ACE 저해제, 베타 차단제, 이뇨 촉진제 등을 들 수 있다.
프레드 헛친슨 센터의 이번 조사에서 문제로 지목된 혈압 약은 칼슘 채널 차단제이다. 이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대략 고혈압 약 처방을 받는 사람들 가운데 15% 안팎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0년을 기준으로 할 때 미국의 고혈압 약 처방 건수는 약 6억8000만 건이었다. 이 가운데 약 1억 건이 칼슘 채널 차단제였다.
프레드 헛친슨 센터 연구진은 1760여 명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 이들 여성의 나이 분포는 55~74세였다. 연구진은 이들을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여성 850여 명과 비교했다.
그 결과 여러 종류의 혈압 약 가운데 유독 칼슘 채널 차단제를 복용한 여성들 사이에서 유방암 발병이 눈에 띄게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장기 복용 때 악영향 뚜렷해=고혈압 약 복용과 유방암 발생의 인과 관계는 혈압 약을 장기간 복용한 여성 사이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에서 일일이 여성들을 면담했다.
여성 환자들의 가족력, 체중변화, 일반 건강 상태 등을 면밀히 살폈다. 또 어떤 혈압 약을 얼마나 오랫동안 복용했는지도 철저히 조사했다. 그 결과 10년 이상, 칼슘 채널 차단제로 알려진 혈압 약을 사용해 온 여성들 사이에서 유방암 발병 빈도가 높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조사 대상 여성들의 유방암은 그 종류가 가장 흔한 것들로, 예를 들면 침윤성이 대부분이었다. 침윤성 유방암은 젖이 흐르는 도관 혹은 소엽으로 불리는 조직에서 흔히 발생하며, 이들이 전체 유방암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번 조사는 칼슘 채널 차단형 고혈압 약이 가장 흔하고 일반적인 형태의 유방암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연구팀은 왜 다른 고혈압 약과는 달리 칼슘 채널 차단제로 불리는 고혈압 약이 유방암 발병 확률을 높이는지는 규명하지 못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칼슘 채널 차단제가 세포의 자연사를 막을 수 있고, 이 경우 자연사하지 못하는 세포들 가운데 일부가 암세포로 변하는 것이 아닌지 추정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폐경기가 지난 여성들 가운데 고혈압이 문제가 되는 경우라면, 혈압 약 복용 때는 꼭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게 현명하다는 점을 시사해 준다.
이번 조사는 국립 암연구소가 기금을 후원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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