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2/2010 새벽에 나선 길은 동쪽으로 향하는 길이지만 약간은 휘어졌는지 왼쪽으로 해 뜨는 모습을 느낄 수가 있다가 바로 눈 앞에서 해가 떠오르니 눈이 부셔서 운전이 곤란할 정도가 되었다.
사막 한가운데서의 황홀한 일출 모습에 무아경이 되었다. 매일 맞는 날인데 언제 이런 장관을 보았던가 했다. 하루가 지나니 용기가 생겼다고 할까 여행 책자를 넘기다 보니 궁금한 곳이 보였다. 텍사스주 의 댈러스가 가고 싶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텍사스주의 평원을 지나다가 개스가 없는 것을 못 보고는 차가 거의 서버릴 정도가 되었을 때 개스 1마일의 사인을 보았다. 프리웨이에서 내려 반대쪽 으로 가야 하는 주유소는 찾기도 힘들게 되어 있었고 손으로 밀면 무너질 것 같은 집이었다. 여기 쿠에르보에서 개스를 넣고 다시 길을 떠났다. 사인을 보고 내리는 일은 하지 말자고 하면서도 실천하기가 어려웠다.
평원을 한참 운전하며 가다 보니 부시 랜드 사인이 나오기에 부시 주니어가 은퇴 하고 텍사스 농장에서 산다는 뉴스를 보아서 혹시나 하고 찾아 보았는데 못 찾았다. 지평선이 보이는 평원은 끝이 없고 드문드문 집들이 보이는데 한 집 앞에 앉아있는 여인을 보고 물어보았는데 모른단다.
텍사스주의 아말리오에 도착해서는 큰 중국집이 있어서 점심을 먹으려고 들어가 주문을 하고 지도를 보고 있으니 여 종업원이 여행하느냐고 물으며 자기도 하고 싶다며 부럽단다. 나에게 용기를 주는 말이었다. 정말 잘 해보자 하며 나 자신을 북돋우었다. 차 사고와 티켓 없는 여행을 마음속으로 다짐하니 점점 마음이 편해지며 도망이 아니라 여행하는 사람의 마음이 되어갔다.
점심을 잘 먹고 근처에 있는 아말리오(Amarillo) 대학 아트 박물관을 찾아갔는데 월요일은 문을 닫는단다. 댈러스를 향해 운전을 계속했는데 내 차에 있는 GPS 생각만 하고 포터블 GPS를 읽었다가 큰 낭패를 보았다. 읽는 방법을 눈여겨 안 보고 내 차와 같겠거니 하고 대강 보았고 길에 있는 사인도 건성으로 보았다.
운전할 때 나오는 버릇이다. 지나치면 돌아오면 되고 더 가야하면 더 가면 되고 하면서. 텍사스주로 들어오면서 시간이 바뀌므로 조금만 일찍 떠났으면 찾기가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도 없고 가로등도 없는 프리웨이에서 왔다갔다를 반복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다가 불야성을 보고는 댈러스인 줄 알았는데 그곳은 댈러스가 아니라 텍사스주의 위치타 폴(Wichita fall)이라는 도시였다.
에이미 남씨는 '자유 여행가'라는 호칭 보다 '예쁜 두 딸을 가진 엄마'가 더 어울린다는 주부다. 살면서 힘들고 지치고 그저 주저앉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리고 오랜 미국 생활에서 살아 남았다고 생각했을 때 여행을 꿈꾸기 시작했고 실천하기 시작했다. 스마트 폰과 컴퓨터 없이 떠난 30일의 미국여행은 나와 같은 꿈꾸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연재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