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정부가 컨포밍 모기지 한도액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주택 모기지 시장에서 정부가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기 위한 것이지만, 주택 시장을 위축시킬 위험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연방 주택금융청(FHFA)은 최근 패니메, 프레디맥 등 국책 모기지기관이 보증하는 컨포밍 모기지의 한도액 인하 방침을 세우고, 그 폭을 고심하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될 이 방침은 연방 의회의 승인을 거칠 필요가 없으며, 그 폭을 얼마나 낮출 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컨포밍(conforming) 모기지는 패니메와 프레디맥이 정한 대출 금액 등의 조건만 맞으면, 정부가 이에 대해 보증을 해주는 형태의 모기지 융자이다. 은행들이 이 조건에 맞춰 모기지 융자를 한 뒤 패니메나 프레디맥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보증이 이뤄진다. 대부분 지역에서는 41만7000달러까지이지만, LA나 뉴욕 등 집값이 비싼 지역에서는 62만5500달러까지이다. 그 이상의 금액으로 이뤄지는 모기지 융자는 점보(jumbo) 모기지라고 한다.
FHFA측은 "컨포밍 융자 한도액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건 납세자들이 모기지 리스크에 노출되는 위험을 줄이고 모기지 융자 시장에서 민간 기업의 역할을 더 늘리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금융위기 이후 이뤄진 모기지 융자 10개 중 9개 가량이 정부 보증을 받아 이뤄지는 상황을 정상화 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조치가 융자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정부가 보증을 해주다 보니, 융자기관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컨포밍 모기지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개리 토마스 회장은 "민간 자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변화를 추진하는 건 주택 시장 회복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업계는 연방 정부의 빈자리를 채울 준비가 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 입김이 덜한 점보 모기지가 지난 2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20% 늘어난 590억달러가 이뤄진 게 이같은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최대 모기지 융자 업체인 '웰스파고 홈 모기지'의 브래드 블랙웰 전무는 "컨포밍 모기지 한도액이 줄어드는 여파를 흡수할 충분한 수준의 유동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