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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진한 '미국판 지리산'의 가을 맛

서부 장관 로키 산맥

미국 서부에서 가을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로키 산맥 일대를 빼놓을 수 없다. 로키 산맥은 무엇보다 웅장한 맛이 일품이다. 그러면서도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하다. 한국 산으로 치자면, 로키 산맥의 산들은 설악산보다는 지리산을 훨씬 더 닮았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거대한 산맥인 로키 산맥을 이 잡듯 샅샅이 뒤지며 여행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대신 로키 산맥의 정수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이다.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은 콜로라도의 덴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한인들이 많이 사는 LA 일대에서도 12시간 남짓 운전하면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곳이니, 아주 멀다고만은 할 수 없다.

# 깊은 가을의 맛=로키 산맥의 가을은 짧다. 로키 산맥 국립공원은 가장 높은 곳의 해발고도가 1만4000피트가 넘는 만큼 산 정상 부근은 가을이 더 짧을 수 밖에 없다.

로키 산 국립공원은 늦어도 10월 초순 이전에 찾는 게 좋다. 그 이후라면 예기치 못한 폭설을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로키 산맥의 가을은 짧지만, 그 느낌은 진하다고 할 수 있다. 산 허리의 침엽수림은 사계절 푸른색으로 색깔의 변화가 거의 없다. 하지만 산 발치와 구릉 지대에는 사시나무 같은 것들이 적지 않아, 짧은 가을 동안 빠르게 옷을 갈아 입는다. 단풍나무(메이플)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지는 활엽수 잎새들은 조락의 계절을 진하게 느끼게 해준다.

로키 산 국립공원 일대에는 그랜드 레이크 등 크고 작은 호수가 몇 군데 있는데 그 명징한 물빛을 제대로 구경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짧은 가을이다. 호수에 눈을 던지고 있노라면, 마음이 차분해질 수도 있고, 왈칵 눈물이 솟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

# 야생동물들의 천국=로키 산 국립공원은 많은 야생동물들의 보금자리이다. 들짐승과 산새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큰 산을 낀 미국의 국립공원이면 예외 없이 출몰하는 곰들도 적지 않다. 그런가 하면 산양도 드물지만 조우할 수 있다.
로키 산 국립공원은 길고 짧은 트레일이 아주 많은 곳이다. 산책 혹은 하이킹은 로키 산 국립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단골 메뉴이다. 신변의 안전을 위해서, 또 야생동물의 보금자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절제된 산책과 하이킹이 필요하다. 가을철에는 특히 엘크가 자주 나타난다는 점을 명심하도록 한다.

로키 산 국립공원은 높고 낮은 지대간의 해발고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생태적 다양성이 뛰어나다. 로키 산 국립공원의 생태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보여주는 도로는 ‘트레일 리지 로드’이므로, 장시간 머물 상황이 아니라면 우선적으로 이 도로를 타도록 한다.

# 미국의 알프스=로키 산 국립공원의 서남부 지역은 스위스의 알프스를 연상시키는 곳이다. 고도는 높지만 구릉 지역이 꽤 넓은데다, 주변으로 높은 산들에 둘러 쌓여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그랜비(Granby)라는 작은 동네 일대를 꼽을 수 있다. 여행 전문가들은 이 일대를 미국의 알프스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실제로 알프스와 유사한 이 곳의 풍경을 맛보기 위해 적잖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결혼식을 이 곳에서 올리는 사람도 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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