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나무에 가을이 주렁주렁 걸렸네~
'가을 정취 살랑살랑' 대추 농장으로 떠나요
LA서 한 시간 정도 벗어나면 앤젤레스 국유림 너머 필랜(Phelan)이다. 원래 필랜은 모르몬 교인들이 신천지를 찾아 헤매다 발견한 장소다. 그래서인지 필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매끈매끈한 돌산의 이름도 모르몬 락이다.
가을 분위기를 만끽하고자 필랜의 '사철농장'을 찾아 나섰다. '왕대추'라고 크게 쓰인 간판 덕에 쉽게 농장을 찾을 수 있다. 과수원 길을 따라 펼쳐진 농장 입구에는 알알이 탐스러운 초록빛 대추가 달린 나무들로 가득하다. 한없이 펼쳐진 농장에 대추나무가 빽빽히 채워져 있다.
검게 그을린 '과일박사' 정운백 사장이 반갑게 맞이해준다. 사철농장은 22에이커의 농지에 각종 과일 나무들이 즐비하게 심어져 있다. 대추 나무만 해도 700그루, 사과 400그루, 포도 300그루 등 종류도 다양하다. 그밖에 복숭아, 살구, 감, 매실도 있어 봄부터 초겨울까지 철따라 과일이 경작된다. 그래서 농장 이름도 사철이다.
탐스럽게 열린 통통한 대추는 제철을 맞아 사막의 내리쬐는 땡볕 가운데에서도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사철농장의 과일은 모두 유기농이다.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재배한다.
정운백 사장은 "특히 이번 주는 밤낮의 기온차가 커 과일 당도에 있어서는 최고 시기다. 원래 과일은 낮에는 뜨겁고 밤에는 추워져야지 달아진다"라며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훔친다.
한창 수확중인 사과는 골든 딜리셔스종(Golden Delicious)이다. 1주일 후면 한인들이 좋아하는 후지(Fuji)와 핑크 레이디(Pink Lady)도 딸 수 있다. 이곳 사과는 마켓에서 파는 것과 달리 알이 작다. 농약과 왁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볼품은 없어도 당도는 더 뛰어나다. 정 사장은 "필랜은 해발 고도가 4000피트가 넘는 고원지대라 일조량도 많고 공기도 맑아 과일들은 모두 달다"라며 금방 따낸 사과를 건넨다. 투박하게 생긴 사과지만 반전의 맛이 있다. 아삭한 맛과 달콤한 향이 더해져 못생겼지만 맛은 좋다.
이곳 농장에서 대추는 직접 따서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와서 무르익은 가을의 정취를 맘껏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또한 땅에서 자란 과일 나무와 열매를 통해 자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어린 아이들은 대추나무가 낮아 쉽게 딸 수 있지만 가시에 찔릴 수도 있어 장갑 준비는 필수다.
사철농장에는 바비큐 그릴 시설도 마련돼 있다. 카운티 법상 음식 제공은 할 수 없지만 도시락이나 바비큐를 미리 준비해오면 아름드리 나무 아래서 즐길 수 있다.
또 농장 근처에는 실버우드 레이트(Silver Wood Lake)와 잭슨 호수(Jackson Lake)도 있어 하루 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없다.
입장료는 5달러. 현장에서 따먹는 것은 공짜이며 파운드당 3.50달러에 판매한다. 10파운드 이상 구입 때 입장료는 환불 가능하다.
사철농장
▶주소:4747 Hwy 138, Phelan
▶문의:(310)889-4812
LA인근 대추농장
◆베이커스필드 두레마을
LA외곽 대추 농장 중에 두레마을은 북쪽으로 100여 마일 떨어져 있는 베이커스필드에 있다. 62에이커(7만5000여 평)의 농지에 각종 과일 및 차를 재배하면서 신앙공동체와 농업공동체로 많은 미주 한인의 안식처가 되어온 곳이다. 대추는 사과대추로도 불리는 미국식 왕대추와 작고 당도가 뛰어난 한국식 약대추 두 종류가 경작되고 있다.
▶주소: 9552 Houghton Rd. Bakersfield
◆신선농원
샌버나디노에 위치한 신선농원은 총 6에이커의 부지에 대추나무 600주를 재배하고 있다. 사과대추로 불리는 왕대추부터 길쭉한 대추, 한국의 약대추까지 고루 재배한다. 이곳 대추는 농약이나 비료를 쓰지 않고 오직 퇴비만으로 키운 유기농 대추다. 입장료는 무료다. 주 7일 오전 8시부터 일몰 때까지 오픈한다.
▶문의: (714)833-4988
◆벧엘농장
꿀과 프로폴리스 등 양봉농장으로도 유명한데 10에이커의 부지에 600그루의 대추나무가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약대추로 쓰이는 작은 것에서부터 둥근 사과 대추에 이르기까지 대추종류가 다양하다. 올해는 날씨가 고르지 않아 다음달 초순부터 대추와 배를 맛볼 수 있다. 대추나무 보호를 위해 직접 딸 수는 없지만 주인이 선별해 따 놓은 최상품의 대추를 파운드당 3달러에 구입가능하다.
▶문의 및 주소:(760)249-8867, High way 138. Phelan
◆손스농장
루선 밸리의 고원지대에 위치한데다 과일의 당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진흙땅이어서 대추 맛이 달다. 100에이커의 부지에 대추나무 2000그루, 사과 400그루가 제철을 맞았다. 입장료 없이 맘껏 따 먹고 나올 때 대추는 파운드당 3달러만 지불하면 된다.
▶▶문의 및 주소;(760)248-7703, 35335 Cambria Rd., Lucerne Valley
글·사진=이성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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