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북미 원주민이 남긴 수백개 건물 흔적 보면 감탄만이…

Los Angeles

2013.09.25 16:0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뉴멕시코 '챠코 캐년'
북미 지역의 선주민은 한국인들과 인종적으로 비슷한 아메리칸 인디언들이다. 이들 원주민이 북미 지역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시기는 최소 1만년 전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랜 역사를 가진 북미의 원주민들이 남긴 흔적 가운데 뉴멕시코 주의 챠코 캐년(Chaco canyon)은 가장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는 유적들을 품고 있다.

▶미국 최고의 원주민 문화 유적=챠코 캐년은 연방 정부가 지정한 문화 국가 유적지인지 동시에 UN의 세계 문화 유산이기도 하다. 그러나 챠코 캐년은 그 역사적 문화적 가치에 비하면 존재가 덜 알려진 편이다. 무엇보다 큰 이유는 지리적으로 오지라는 점이다. 마운틴 타임을 쓰는 대부분의 지역이 그렇지만 미국에서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동부와 서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LA를 기준으로 하면 챠코 캐년까지 거리가 800마일 안팎이다. 방문한다면, 차로 12시간 가까이 달려야 한다.

그러나 챠코 캐년은 미국 원주민의 문화와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남쪽에 위치한 탓에 한여름은 방문하기에 덥고, 겨울은 상대적으로 고지대여서 눈이 많이 오기 때문에 봄이나 가을에 찾아보는 게 좋다.

▶신비한 느낌이 절로 드는 곳=챠코 캐년 일대는 원주민들이 지금도 신성시하는 곳이다. 과거에는 제례 의식이나 집단적 회합 등이 이 곳을 중심으로 치러진 것으로 고고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챠코 캐년이 가장 번성한 시기는 서기 850~1250년이라는 게 정설이다. 한반도에서는 후삼국이 정립한 시기에 각종 건물들이 지어지기 시작해, 몽골의 고려 지배가 한창이던 시절에 갑자기 쇠락했다.

챠코 캐년에는 방이 수백 개 규모였던 건물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다. 돌과 벽돌 등으로 쌓아 올린 크고 작은 건물들은 챠코 캐년 여기 저기에 흩어져 있다. 특히 대형 건물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덧대 만들어진 게 아니라, 처음부터 설계된 것들로 짐작된다. 1000년도 더 전에 이런 건물을 기획하고 건축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챠코 캐년 일대가 상업의 중심지였는지 제례 의식 등이 주로 벌어지던 지역이었는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이 곳의 원주민 유적 등을 둘러 보면 신비한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 느낌은 때론 전율에 가까운 것일 수도 있다. 1000년 이상의 세월이 생생하게 되살아 나는 걸 온몸으로 체험하게 된다고나 할까.

챠코 캐년 일대는 또 미국에서 밤 하늘의 별 구경을 하기에 좋은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신비한 느낌이 나는 주변 분위기, 멀리서 들려오는 동물의 울음소리, 건물 유적 등을 배경으로 별을 바라다 보노라면 그 순간만큼은 누구나 철학자가 된듯한 기분일 것이다.

김창엽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