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비아대 인근 맨해튼 168스트리트역의 모습. 15인치 두께의 스크린도어(노란색 PSD)를 설치할 경우 장애인보호법에 따라 보장돼야하는 32인치 공간을 확보할 수 없다. [사진 MTA]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가 뉴욕시 전철에 스크린도어 설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상세 보고서를 발표했다.
27일 MTA가 발표한 30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보고서에서 지적된 주요 원인으로는 ▶대다수의 역 플랫폼이 너무 좁아 스크린도어를 설치할 경우 휠체어를 위한 공간 확보를 요구하는 장애인보호법(ADA) 준수가 어렵고 ▶대다수의 역에 하중 지지를 위해 설치된 기둥 때문에 공간 확보가 어려우며 ▶열차별 크기·모양이 제각각이어서 스크린도어를 설치할 경우 열차와 플랫폼 간 간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ADA에 따라 휠체어 이용을 위해 최소 32인치의 공간을 확보해야 하지만, 대다수의 역에서 15인치 두께의 스크린도어를 설치할 경우 이를 준수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뉴욕시 전철은 열차별로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데 일부 열차의 경우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면 정차 시 플랫폼과 열차 사이의 간격이 11~15인치가량 벌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성인 남성 평균 발사이즈인 10.75인치 보다 넓어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뜻이다.
한편, 앞서 밝혀진 대로 시 전역 472개 전철역 중 128개 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또 비용은 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71개 역 장애인 접근성 개선에 50억 달러, 신호체계 현대화 및 신식 버스·열차 구입에 70억 달러가 투입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상당한 수준이다.
또 스크린도어 설치를 위한 70억 달러의 비용은 MTA 이사회가 2019년 역대 최대 규모로 승인했던 현행 510억 달러 규모 시설 개선 예산의 1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조사는 MTA가 2017년 엔지니어링 컨설팅 업체 STV에 의뢰해 2019년에 작성된 것으로 모든 뉴욕시 전철역의 스크린도어 설치 가능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담고 있다.
한편, 재노 리버 MTA 회장 겸 CEO는 이 같은 조사 결과에도 최근 거세지고 있는 스크린도어 설치 요구에 “설치 가능성에 대해 재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뉴욕시경(NYPD)에 따르면 전철역 밀치기로 인한 범죄는 2020년에는 26건,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이용객이 급감했는데도 불구하고 30건 발생했다. 올해도 타임스스퀘어 아시안 여성 사망 사건을 포함해 벌써 5건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