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솔빛은 더 푸르게 보이고, 산골에 남은 눈도 따스하게 느껴진다. 겨우내 손 못보던 토담집을 고치는 소리도 들리는 시골 풍경이다. 아직 나비의 자취는 보이지 않지만 봄의 기운은 돋으려 터지려고 곳곳마다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위당(爲堂) 정인보는 일제강점기에 상해에서 신채호·박은식·신규식·김규식 등과 함께 동제사를 조직해 광복 운동을 벌였다. 해방되자 ‘광복절 노래’와 ‘삼일절 노래’, ‘제헌절 노래’와 ‘개천절 노래’를 작사했으니, 우리는 4대 국경일이면 그가 지은 기념가를 부른다. 그는 1950년 7월 31일 서울에서 공산군에게 납북됐다. 오늘의 우리나라는 이런 선열의 피와 땀과 눈물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