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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세 소년, 미국 대통령이 되다

Los Angeles

2022.03.04 19:11 2022.03.0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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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특급: 귀재
(The Twilight Zone)
‘환상특급’은 1959년부터 1964년까지 미국 CBS에서 방송된 ‘환상특급’ 시리즈의 2019년 판 리메이크의 첫 번째 에피소드이다. ‘환상특급’은 TV, 영화, 소설, 애니메이션, 게임 등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CBS]

‘환상특급’은 1959년부터 1964년까지 미국 CBS에서 방송된 ‘환상특급’ 시리즈의 2019년 판 리메이크의 첫 번째 에피소드이다. ‘환상특급’은 TV, 영화, 소설, 애니메이션, 게임 등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CBS]

영화 리뷰

영화 리뷰

11세 소년이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일이 발생한다. 기존 정치인들에 식상한 대중이 11세 유튜버 올리버(제이컵 트렘블레이)의 신박함에 매료되어 그를 대통령으로 선출한다. 배후에는 소년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를 조정한 래프 행크스(존 조)가 있다.  
 
도대체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거지? 국민들은 자신들이 선출한 대통령이 나라를 엉망으로 만드는 것을 보고 그때야 그가 깜냥이 안되는 후보였다는 것을 깨닫고 후회한다.  
 
선거의 귀재(분더킨트)로 정평이 자자하던 래프는 사실 실패한 인물이었다. 여론조사 분석력이 남달랐던 그가 지난 선거에서 컨설팅한 후보가 참패하면서 그의 명성에 금이 가버렸다. 술독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던 그는 어느 날 11살 소년 올리버의 대선 출마 소식을 접한다. 선거 사무장으로 복귀를 꿈꾸던 래프는 올리버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마음먹는다.  
 
올리버는 “전쟁도 환경 얘기도 지겹고 거짓말만 하는 것도 지겹다”라고 말하며 기존의 정치인들을 싸잡아 비난하고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여 이미지 마케팅을 극대화한다. 현실 정치에 대한 대중의 실망, 야심가 래프의 권모술수와 선동적 선거전략이 실효를 거둔다. 실체 없는 허상 올리버의 이미지는 어느새 괴물로 커버리고 국민들은 올리버의 정책 역량보단 죽어가는 개를 불쌍히 여기는 올리버의 이미지에 현혹되어 그에게 표를 던진다. 래프는 결국 올리버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다. 그 또한 화려한 재기에 성공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백악관에 입성한 올리버는 어떻게 국정을 수행할지 모른다. 모든 결정을 즉흥적으로 결정한다. 반대하는 사람을 반역자로 몰고 국가를 엉망진창으로 만든다. 미국의 꿈도 사라지고 악몽과 후회만이 남았을 뿐이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자가 권력을 쥐었을 때 사회는 망가질 수밖에 없다. ‘분더킨트’는 2019년 당시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난한 드라마다. 모든 전개 과정이 트럼프의 선거와 실정을 그대로 판박이란 형태로 진행된다. 드라마는 내용보다 스타일에 현혹되어 대통령을 잘못 선출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을 극적으로 묘사해 나간다.  
 
저질 정치꾼을 지도자로 선택하였을 때, 국가의 미래는 실로 참담해질 수 있다. 대통령이라면 데이터를 넘어서는 그 무언가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언론이 어떻게 보도를 하던 대통령의 덕목이란 그 나라 국민들의 상식 선에서 걸러져야 할 일이다. 올리버는 카메라 앞에서의 탁월한 연기와 노래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결국은 깜냥 미달의 후보였다.  
 
대중은 늘 깨어지기 쉬운 연약한 존재들의 집합체라 저열한 감성팔이 선동에 쉽게 현혹된다. 선거철 선거 자체에 매몰돼 버리면 바로 앞에서 벌어지는 광란의 현실도 보지 못하는 게 대중의 속성이다. 히틀러도 민주주의가 선출로 탄생시킨 괴물이었다.  
 
정치꾼의 선동과 허상에 현혹되는 것도 국민의 몫이고 올바른 선택도 국민의 몫이다.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대통령 선거가 사흘 후로 다가왔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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