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도시’ 시리즈는 강력계 형사의 활약을 그린다. 서울 금천경찰서 강력반 부반장(데스크)인 ‘마석도’ 형사가 주인공이다. 2017년 10월 개봉한 ‘범죄도시1’은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에서 활동하던 조선족 폭력조직을 일망타진한 사건이 모티브가 됐다. 2004년 5월 서울 남부경찰서에 ‘왕건이파’ 조직원인 조선족 14명이 붙잡히고 2007년 4월 서울 금천서가 연변 출신 ‘흑사파’ 조직원 32명을 체포한 사건이다.
서울 남부서는 금천서의 전신이다. 당시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로 불렸던 ‘난곡’과 독산동·가리봉동 일대 ‘쪽방촌’을 관할했다. 크고 작은 형사 사건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소위 형사들 사이에선 “밭이 좋다”고 일컬어졌다. 남부서는 그래서 ‘형사사관학교’로 유명했다. 남부서에서 승진한 형사들은 인근 경찰서 강력반장(외근), 또는 형사반장(내근)으로 불려갔다.
1972년 문을 연 남부서는 영화 속 장면처럼 건물이 낡고 시설이 열악해서 일부는 컨테이너를 사무실로 썼다. 그러나 남부서 형사들의 자부심은 하늘을 찔렀다. 끈기와 열정으로 묻힐 뻔한 사건도 발굴해냈다.
최초의 외국인 조폭 사건으로 볼 수 있는 ‘왕건이파’ 소탕 작전이 대표적이다. 사건은 영화처럼 한 유흥주점에서 발생한 소란으로 시작됐다. 피해를 본 직원은 신고조차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