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 추사(秋詞) 2
윤선도 (1587∼1671)
수국(水國)에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져 있다
닻 들어라 닻 들어라
만경징파(萬頃澄波)에 슬카지 용여하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간을 돌아보니 머도록 더욱 좋다
- 고산유고(孤山遺稿)
직간(直諫)으로 난세에 보답한 시인
고산 윤선도(尹善道)가 1651년(효종 2년) 65세 때 완도 보길도 부용동을 배경으로 고려 후기의 ‘어부가’와 이현보의 ‘어부사’ 전통을 이어받아 창작했다. 그는 어부의 생활을 4계절로 나누어 춘사, 하사, 추사, 동사 각 10수씩 연시조로 지었다. 그가 지은 ‘오우가(五友歌)’와 함께 연시조 전통이 이로부터 비롯된다.
이 작품은 ‘추사’ 두 번째이다. 어촌에 가을이 드니 고기들은 살이 올랐다. 닻을 들어 올리고 바다로 나간다. 이 넓은 바다 맑은 물결에 마음 내키는 대로 실컷 즐겨본다. 인간 세상을 돌아보니 까마득하다. 멀수록 더욱 좋구나. 관찰자의 시점이다.
이 시조에는 초장과 중장, 중장과 종장 사이에 출범에서 귀선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여음(餘音)이 들어간다. ‘닻 들어라 닻 들어라’는 어부의 소리 그리고 삐그덕이는 노 젓는 소리를 ‘지국총(至?悤) 지국총’이라는 한자어로 음사(音寫)하고, 어부의 힘쓰는 소리를 ‘어사와’로 표현했다.
윤선도는 왕에의 직간(直諫)을 서슴지 않아 사직과 유배, 낙향으로 점철된 생애를 살았다.
유자효·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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