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 출신의 병조판서가 자기보다 서열이 높은 예조판서 앞에 앉은 것을 보고 예판에게 먼저 잔을 권하며 한 노래(唱)다. 태평성세에 고금의 사리에 통달한 문신을 두고 어찌 제 자리도 모르는 무인을 따르겠느냐고 한다. 병판이 불쾌한 기색을 보이자 그에게 잔을 권하며 한 노래.
먼저 한 말은 듣고 웃으시라고 한 것이고 문무가 하나인 줄 나도 아는데 헌헌장부 무인을 어찌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다. 예판이 언짢아하자 이번에는, “제(齊)도 대국(大國)이요 초(楚) 역시 대국이라/조그만 등국(謄國)이 간어제초 하였으니/두어라 하사비군(何事非君)가 사제사초(事齊事楚)하리라”
제나라도 대국이고 초 역시 대국인데 조그만 등나라가 그사이에 끼어 있으니 누군들 주인이 아니겠는가? 다 모시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