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이제 불과 14경기를 치렀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매번 접전의 경기들을 펼치고 있는데, 헛심을 쓰고 지는 경기들이 더 많은 실정이다. 자연스럽게 접전 속에서 필승조 활용 빈도는 높아지는 상황. 그런데 그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롯데는 지난 8일 사직 KIA전에서 4-5로 역전패를 당했다. 롯데는 14경기를 치르면서 5승 8패 1무를 마크하고 있다.
올 시즌 초반 롯데는 14경기를 치르면서 3점 차 이내 경기를 9경기나 치르고 있다. 이 9경기에서 3승5패1무에 그치고 있다. 자연스럽게 선수단의 피로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현재 불펜진의 피로도는 간과하기 힘든 수준이다.
투수 최다 출장 순위를 보면 상위권에 모두 롯데 투수들이 포진해 있다. 우완 박진(26)과 좌완 정현수(24)는 올해 떠오른 신예 필승조로 김태형 감독의 신임을 받고 나서고 있지만 너무 많이 나섰다. KT 김민수와 함께 최다인 10경기에 등판했다. 그리고 그 다음에도 롯데 선수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 ‘초대형 트레이드’로 합류한 2022년 신인왕 출신 정철원이 9경기에 나섰다. 최다등판 상위 5명 중 3명이 롯데 투수들이다. 연투 횟수도 적지 않다. 정현수, 박진, 정철원 모두 2연투 3회, 3연투 1회씩을 기록했다. 아직 시즌 초반인데 3연투 투수가 3명이나 된다는 것 자체가 현재 롯데 불펜진이 기형적이고 특정 선수에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특히 연투와 별개로 최근 정철원의 등판 간격은 너무 촘촘하다. 3월 27 인천 SSG전부터~29일 사직 KT전까지 3연투를 펼쳤다. 이틀 휴식을 취하고 지난 주 4월 2~3일 대전 한화전 모두 등판해 홀드를 챙겼다. 다시 하루를 쉬고 5~6일 사직 두산전 연투를 펼쳤고 월요일 휴식일을 보내고 지난 8일 사직 KIA전 등판했다. 최근 일주일 동안 5경기에 나섰다.
결과는 점점 나빠지고 있다. 지난 6일 사직 두산전, 친정팀 상대로 등판해 1이닝 4피안타 2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9-7로 앞서고 있는 7회 등판해 12-7로 달아난 8회에도 마운드를 지켰지만 결과적으로 이닝을 마무리 짓지 못했고 12-15로 팀은 역전패 당했다.9일 KIA전에서도 정철원은 마운드에 올랐다. 3-3으로 동점을 만든 8회 올라왔지만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좌중간 2루타를 얻어 맞았다. 대타 박정우를 중견수 뜬공 처리했지만 1사 2루에서 변우혁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3-4로 역전 당했다. 최원준에게도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김태군에게도 좌전 적시타를 얻어 맞았다. 아웃카운트 1개만 잡아내고 강판됐다. 롯데에서 첫 패전을 기록했다.
잦은 등판 빈도에 성적도 나빠지고 있다. 2022년 신인왕을 수상했던 시절의 모습을 되찾는 듯 했다. 지난 5일 두산전까지 평균자책점은 1.59였지만 6일 두산전, 8일 KIA전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이 7.71까지 폭등했다. 트레이드 마크 같았던 세리머니를 펼치는 모습도 사라졌다.일시적이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과부하에 대한 사실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정철원은 현재 페이스라면 144경기를 치렀을 때, 93경기 72이닝 페이스다. 2022년 신인왕 시즌에는 58경기 72⅔이닝을 던졌고 이듬해 2023년에도 67경기 72⅔이닝을 소화한 바 있다.
정철원과 함께 마운드에 자주 오르고 있는 박진과 정현수의 페이스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144경기 환산 기준, 박진은 103경기 85⅔이닝 페이스, 정현수는 103경기 58⅓이닝 페이스다.
당장 김상수 구승민 등 기대했던 필승조 베테랑 선수들이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믿음을 얻지 못하는 것도 정철원 박진 정현수 등에게 의존하고 과부하를 더해지는 이유다. 그럼에도 롯데 불펜진은 벌써 걱정스러운 수치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승리라는 훈장도 없는 채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