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숨통' 라파 재점령…휴전 교착 속 40만명 피란길
국방장관 "조만간 가자 전역으로 활동 확대"…필라델피 회랑 장악 휴전 연장 불발 이후 공세 강화…사실상 봉쇄 수위 상향
국방장관 "조만간 가자 전역으로 활동 확대"…필라델피 회랑 장악
휴전 연장 불발 이후 공세 강화…사실상 봉쇄 수위 상향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겨냥한 군사작전을 재개한 이스라엘군이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거점인 라파까지 완전히 장악하며 봉쇄 수위를 끌어올렸다.
가자지구 전체 면적의 5분의 1가량이 이스라엘의 손에 넘어간 것이다. 라파는 이번 전쟁에서 가자 주민들에게 국제사회의 구호물자가 전달되는 핵심 통로로 역할해 온 곳이기도 하다.
12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과 영국 BBC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라파와 칸유니스 사이로 가자지구를 가로지르는 '모라그(Morag) 축선'의 장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모라그는 과거 라파와 칸유니스 사이에 있었던 이스라엘 정착촌의 이름이다.
카츠 장관은 "이로써 (이집트와 가자지구 라파간 경계를 따라 구축된) 필라델피 회랑과 모라그 축선 사이의 전 지역이 이스라엘 안보 구역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군 활동은 조만간 가자지구 거의 전역에 걸쳐 추가적인 장소들로 거세게 확장될 것이다. 여러분(가자 주민)은 전투구역에서 대피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이 교착된 와중에 최근 3주 동안 라파를 비롯한 가자지구 곳곳에 20차례에 걸쳐 대피령을 내렸으며, 이에 따라 40만명에 이르는 주민이 안전지대를 찾아 피란길에 올라야하는 신세가 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날도 칸유니스 안팎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피 명령을 내렸는데, 하마스가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로켓을 발사한데 대응해 폭격에 나설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쏘아올린 발사체 3발을 격추했고 이스라엘측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카츠 장관은 라파 뿐 아니라 가자지구 북부에서도 "베이트하눈과 여타 지역이 점령되면서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고, 안보구역이 확장됐다"고 말하면서 "이건 하마스를 제거하고 인질이 풀려나게 하는 동시에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마지막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초 42일간의 1단계 휴전이 만료되고 영구 휴전을 위한 2단계 협상을 위한 대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하마스를 겨냥한 군사적 압박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으로 보인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이집트 카이로로 대표단을 파견했다. 중재국인 이집트와 카타르 당국자들을 만나 휴전 관련 회담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익명을 요구한 하마스 당국자는 하마스 측이 이번 회담에서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에 도달하는데 있어 실질적 진전이 있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휴전 협상안을 전달받은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현지 언론은 이스라엘과 이집트 정부가 휴전과 인질석방 합의의 윤곽이 담긴 초안을 주고받았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앞서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1단계 휴전을 50일간 연장한 뒤 이 기간 하마스가 남은 인질의 절반을 석방하고, 영구휴전이 합의되면 나머지도 풀어주는 방안을 제안했고, 이스라엘도 이를 수용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1단계 휴전을 연장하는게 아니라 인질 전원 석방과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영구휴전을 골자로 하는 2단계로 곧장 이행할 것을 고수하면서 관련 논의가 교착된 상황이었다.
한편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세 재개로 무방비한 민간인들이 살해됐을 뿐 아니라 인질들의 운명도 "불확실해졌다"고 위협하면서 억류 중인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 에단 알렉산더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250여명을 납치했다. 이후 두 차례 휴전이 성사되면서 인질 상당수가 풀려났지만 아직도 59명이 억류돼 있으며 이중 24명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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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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