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반군 난민캠프 공격에 민간인 200명 이상 사망
인종학살 혐의 짙어…구호단체 의료진과 활동가도 살해돼
인종학살 혐의 짙어…구호단체 의료진과 활동가도 살해돼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수단 내전 발발 2주년이 다가오는 가운데, 이 나라 서부 다르푸르 권역의 중심지인 엘파셰르를 포위한 반군이 난민캠프 등을 공격해 민간인 200여명이 사망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사망자 집계에는 반군인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북다르푸르주 엘파셰르로 가는 길목에서 점령한 움카다다 마을에 가한 이틀간 공격으로 숨진 민간인 56명이 포함됐다.
엘파셰르로부터 동쪽으로 180㎞ 떨어진 움카다다에서 숨진 민간인들은 특정 종족에 속한다는 이유로 RSF가 공격 대상으로 삼은 '인종학살' 사례로 보인다.
엘파셰르는 다르푸르 권역에서 수단 정부군이 아직 장악하고 있는 마지막 주요 도시다.
유엔은 엘파셰르 근방의 잠잠과 아부슈크 등 난민 70만명이 대피 중인 대규모 난민캠프 2곳에서 RSF가 민간인을 계속 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국제구호단체 '릴리프 인터내셔널'이 운영하던 잠잠 캠프 내 마지막 진료소에서 진료소장, 의사, 구호 요원 등 의료진 9명 전원이 살해당했다.
RSF가 은신 중인 정부군 군인들을 색출하겠다며 캠프 전역의 건물들에 불을 지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난민캠프에서 자행되고 있는 민간인 살해 등의 정확한 피해 규모나 실상은 RSF가 통신을 고의로 단절해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1956년 독립 이후 잦은 내전과 정치 불안을 겪은 수단은 군부 최고지도자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RSF 사령관의 권력 투쟁으로 2023년 4월 15일부터 정부군과 RSF 사이에 내전이 지속되고 있다.
RSF는 내전 발발 이래 서부의 다르푸르 권역을 대부분 장악하고 국가 수도인 하르툼도 한때 점령했으나, 중부와 동부 권역에서 정부군에 밀리며 지난달 말 하르툼을 정부군에 내줬다.
이에 수단 정부군은 동부와 북부 권역을, RSF 반군은 서부의 다르푸르 대부분과 남부 권역 일부를 각각 통제하며 대치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내전으로 수만 명이 숨지고 1천20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구호단체 국제구조위원회(IRC)는 "기록된 최대 규모의 인도주의적 위기"라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는 수단 내전에서 양측을 모두 비난해왔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RSF는 다르푸르에서 인종학살을 저질렀고 정부군은 민간인들을 공격했다는 것이다.
주말에 발생한 대규모 민간인 사망을 계기로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수단 내전 발발 2주년이 되는 15일 런던에서 주변국들과 국제기구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에 대한 장관급 회의를 주최하면서 민간인 보호 문제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압박을 추가로 받게 됐다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특히 과거에 RSF를 지원해왔던 아랍에미리트(UAE)가 명확하게 RSF를 규탄하는 성명을 낼지 여부가 주목된다.
국제 구호단체들은 "인종학살, 인류에 대한 범죄, 전쟁, 기근을 중단시키기 위해 필요한 정치적이고 기술적인 해결책들을 추진해야 한다"며 래미 장관에게 단호한 탄과 비상 대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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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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