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 제조업 지수 5년만에 최악…"관세 광기·혼돈"
미국 텍사스 제조업 지수 5년만에 최악…"관세 광기·혼돈"(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미국 전체 제조업 동향 파악에 많이 사용되는 텍사스 제조업지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인해 5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급락했다.
2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은 4월 텍사스 지역의 제조업 일반활동지수가 마이너스(-) 35.8로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지수는 댈러스 연은이 텍사스 제조업체 87곳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 집계한다.
텍사스는 미국 전체 제조업의 약 10%를 차지하는 곳으로, 이 지수는 미국 경제의 건전성을 평가하고 향후 경제 활동을 예측하는 데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지역 경영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과 관련해 '혼돈'이나 '광기'와 같은 단어로 평가했다.
현재 생산지수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기업전망지수는 공급망의 혼란과 예측의 어려움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원자재가격지수와 완제품가격지수도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응답자의 60%가량은 관세 인상이 올해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들은 대부분 늘어난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할 계획이라고 답했지만, 약 38%는 비용 전가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거나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또 지난 4년간 미국 물가가 20% 이상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이 피로감을 느끼거나 소비 여력이 줄어 또 다른 물가 상승을 감내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답했다.
한 인쇄업체 관계자는 연은 조사에서 "관세 문제는 엉망이고, 원자재 공급업체들이 인상분을 제조업체에 넘기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도 고객에게 떠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식품 제조업 관계자도 "관세와 그 협상 불확실성으로 인해 공급망과 자본 지출 계획에 큰 혼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전자제품 제조업체의 한 임원은 "이미 고객사들이 관세를 감당하지 못한다며 거래를 거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생산도 지연돼 결국 인원 감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에 생산 시설을 갖춘 기업들도 수요 감소로 인해 압박감을 느끼는 실정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현 정부가 나라를 이끄는 방향이 우리 목표에 부합한다고 믿지만 목표에 도달하기까지의 고통이 예상보다 더 길고 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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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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