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이어 '동남아 구애' 이시바…"트럼프 무관심속 협력강화"
아사히 "日, 美관세에 동남아 中의존 강화 우려…안보·경제 연계로 中견제 모색"
아사히 "日, 美관세에 동남아 中의존 강화 우려…안보·경제 연계로 中견제 모색"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올해 1월에 이어 3개월 남짓 만에 다시 동남아시아를 찾아 안보·경제 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1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방문했고, 이달 27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베트남과 필리핀을 순방 중이다.
일본 총리들은 국회 일정을 고려해 보통 긴 연휴가 있는 4월 말이나 5월 초에 외국을 방문하는데, 이시바 총리는 올해 연이어 동남아를 찾으며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이 지역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특히 이시바 총리의 이번 동남아 방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중순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찾은 지 열흘 정도 지난 뒤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남아시아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 영향력을 제어하려는 일본이 역내 역학 관계를 둘러싸고 겨루는 듯한 양상이라고 29일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절 동남아시아 안보 상황에 큰 관심이 없다고 평가받았고,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동남아 국가 대부분에 높은 상호 관세율을 부과했다. 시 주석과 이시바 총리가 모두 찾은 베트남에 대한 상호 관세율은 46%다.
이에 일본 정부 내에서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관세 정책 영향으로 중국 의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무성 간부는 "(미국 영향력 저하 등으로) 동남아시아에 '힘의 공백'이 생겨 시 주석이 그 틈을 파고들고 있다"며 "중국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책에 대항해 일본의 생각을 침투시키고자 한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이 신문은 "일본은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일본처럼 해양 국가이자 중국과 남중국해 분쟁 사안 등을 안고 있는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안보 협력을 중시한다"며 이시바 총리의 1월과 4월 방문지 선택에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고 짚었다.
일본 언론은 전날 이시바 총리와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간 회담에서 베트남 측이 일본의 방위 장비 공여 제도인 '정부 안전보장 능력 강화 지원'(OSA)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점에 주목했다.
또 일본이 인도, 캐나다 등과 열고 있는 차관급 외교·국방 '2+2' 대화 신설을 양측이 합의한 것도 의미있다고 평가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는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군수 물자를 상호 지원하는 물품·역무 상호제공 협정(ACSA) 체결을 위한 협의를 시작한다는 데에 뜻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이를 통해 '준동맹'에 가까운 필리핀과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아사히는 해설했다.
아사히는 일본이 동남아 국가들과 안보 협력 외에도 미국 관세 정책에 대응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을 통한 경제 연계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짚었다.
일본 정부는 이시바 총리 귀국 직후인 내달 초순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특사로 보내 동남아와 관계를 다질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외무성 관계자는 "일본이 안정적으로 동남아시아에 관여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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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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