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전 손 떼나…"작은성과 부풀린 뒤 떠날수도"
유럽·우크라 우려…백악관 "점점 좌절", 美국무 "중요한 주"
유럽·우크라 우려…백악관 "점점 좌절", 美국무 "중요한 주"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종전 중재를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협상 교착에 인내심을 잃고 작은 진전을 치적으로 부풀리고 '할 만큼 했다'며 떠날 가능성을 우려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취임 100일을 맞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내세울 이렇다 할 대외정책 성과가 없다.
그는 작년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우크라이나전을 24시간 안에 끝내겠다고 장담하고 취임 후 본격 중재에 들어갔다.
하루 만에 종전을 이루겠다는 선언이 단순히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하더라도 현재 진도가 초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협상의 신뢰를 쌓아갈 첫 단추인 에너지 부문 등에 대한 30일 부분 휴전안을 내놨지만 러시아가 여러 조건을 걸면서 이마저도 현실화시키지 못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열세에 몰린 우크라이나에 전열 재정비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전면적 휴전을 꺼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몰려 이달 부활절 하루 휴전에 이어 내달 전승절 사흘 휴전을 선언했으나 기만술이란 의심이 많다.
부활절에 스스로 휴전을 선언했음에도 우크라이나와 교전을 지속하기도 했다.
결국 트럼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책에 접점이 없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의 고민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장기적 해결책이 아닌 어떤 진전이 이뤄지더라도 이를 취임 100일 치적으로 삼으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의 한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를 그만둘 핑계를 만들어 우크라이나와 유럽에 해결을 미룰 상황을 꾸미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도 겉으론 '건설적 대화'가 이뤄진다면서도 미국의 중재 포기를 '진지한 가능성'으로 여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정부 내에서도 미국의 우크라이나전 개입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들려오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지도자에게 점점 더 좌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미국 NBC 인터뷰에서 "이번 주는 우리가 결단을 해야 할 정말로 중요한 한 주가 될 것"이라며 계속 지체되는 협상에 연루되는 데 대한 회의적 입장을 시사했다.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중단한다면 군사적 지원이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3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언쟁을 한 후 군사, 정보 지원을 중단한 바 있다.
올렉산드르 메레즈코 우크라이나 여당 의원은 FT에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아예 관심을 잃으면 최악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푸틴이 이를 전쟁을 격화해도 된다는 미국의 암묵적 허용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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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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