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총선 D-3…여당 압승 전망 속 웡 총리 리더십 시험대
작년 20년 만에 총리 교체…장기집권 여당 패배 가능성 희박 세계 경제 불확실성 속 '변화 욕구' 젊은층 표심 주목
작년 20년 만에 총리 교체…장기집권 여당 패배 가능성 희박
세계 경제 불확실성 속 '변화 욕구' 젊은층 표심 주목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싱가포르 조기 총선이 사흘 뒤 치러진다.
다음 달 3일 실시되는 싱가포르 총선은 지난해 정부 수반인 총리가 교체된 이후 이뤄지는 첫 선거다.
20년 집권한 리셴룽 총리 후임인 로런스 웡(52) 총리 체제로의 완전한 권력 교체 의미가 있다.
대이변이 없는 한 집권당인 인민행동당(PAP)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다만 미국이 촉발한 무역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출렁이는 가운데 웡 총리가 이끄는 여당이 확고한 지지 기반을 다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 웡 총리 취임 후 첫 선거…국정 동력 확보 나서
싱가포르 총선은 법적으로는 올해 11월 이전에 실시하면 되지만, 지난해 5월 제4대 총리로 취임한 웡 총리가 새로운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조기 총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 선거는 새 지도자 웡 총리의 리더십을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웡 총리는 조기 총선과 관련해 소셜미디어에 "세계가 점점 불확실해지고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이 중요한 시점에 국민들은 국가를 이끌 팀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대통령은 국가원수로 국가 통합을 추진하는 상징적 자리이며, 총리가 실질적으로 정치·행정 각 분야에 최고 권한을 행사한다.
총리는 형식상 다수당 소속 의원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 다만 PAP는 내부 경선 없이 지도부 내부 논의로 총리를 결정해왔다.
이 때문에 PAP가 정한 총리는 대대로 장기간 싱가포르를 지배했다.
'싱가포르 국부'로 불리는 고(故) 리콴유 초대 총리가 30년 넘게 통치했고, 그의 아들인 리셴룽 3대 총리도 2004년부터 20년간 자리를 지켰다.
웡 총리는 2대 고촉통 총리(1990∼2004년)에 이어 두 번째 비(非) 리콴유 가문 출신 총리다.
PAP는 2022년 일찌감치 '4세대(4G) 그룹' 정치인 중 한 명인 웡 당시 재무장관을 리셴룽 총리 후계자로 낙점했다. PAP가 총선에서 승리하면 웡 총리는 자리를 유지하게 된다.
의원내각제 체제인 싱가포르에서 PAP는 1965년 건국 이래 한 번도 정권을 내주지 않고 장기 집권하고 있다.
◇ PAP 압승할까…경제 불안·변화 요구 변수로
이번 총선에서도 PAP가 패배해 정권을 잃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PAP가 얼마나 압도적인 득표로 많은 의석을 차지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로 여겨진다.
2020년 총선에서 PAP는 전체 93석 중 83석을 차지했음에도 '사실상 패배'라는 평가가 나왔다.
야당인 노동자당(WP)은 10석을 차지, 기존 6석보다 의석수를 두배 가까이 늘렸다. 10석은 역대 야당 최다 의석이다.
PAP 의석 점유율은 89.2%로, 사상 처음으로 90% 아래로 떨어졌다. 이전 17차례 총선에서 PAP 의석 점유율은 모두 93%를 넘었다.
득표율도 2015년 총선 69.86%에서 8.62% 포인트 하락한 61.24%를 기록했다. 역대 최저인 2011년 60.1%에 가까운 수치다.
이러한 결과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한 경제 침체, 소득 불평등 등으로 민심이 여당에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됐다.
선거구 개편으로 의원 97명 의원을 뽑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싱가포르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
미중 무역 전쟁,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무역 의존도가 높은 싱가포르 위상이 위협받고 있고, 생활비 상승과 빈부 격차 등으로 여론이 악화했다.
지난 총선에서 PAP 장기 집권에 염증을 느낀 젊은 유권자들의 변화 요구가 표출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여당이 경제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지지를 호소하는 반면, 야당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지지세 확대에 의석 후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를 의식한 PAP는 이번 총선에 여성과 40세 미만 후보를 크게 늘렸다.
유진 탄 싱가포르 경영대(SMU) 교수는 AFP통신에 "확고한 지지를 얻으면 정부는 경제 정책과 대외 협상에서 강력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다만 MZ세대는 야당에 대해 전보다 훨씬 더 수용적"이라고 치열한 선거를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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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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