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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때리더니…트럼프, 중동 우방 이집트에 '보호비' 청구

"수에즈 운하 무료통행"…독립상징 건들며 국민분노 자극 "돈 보고 외교정책 접근"…우크라 광물협정 등 연장선 관측

후티 때리더니…트럼프, 중동 우방 이집트에 '보호비' 청구
"수에즈 운하 무료통행"…독립상징 건들며 국민분노 자극
"돈 보고 외교정책 접근"…우크라 광물협정 등 연장선 관측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의 대표적 친미 국가인 이집트에도 미국 군함과 상선의 수에즈 운하 무료통행 등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을 미국이 대대적으로 공습하면서 수에즈 운하의 안정에 기여했다는 걸 빌미 삼아 경제적 이권을 뜯어내려는 행보에 나선 것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달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미국 선박의 수에즈 운하 무료통행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더해 이집트가 군사적 지원과 정보 공유, 자금 제공 등으로 후티 반군을 겨냥한 작전을 도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엘시시 대통령은 후티 반군의 준동을 멈추기 위해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휴전시켜 전쟁을 끝내는 게 더 나은 방안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이집트 정부는 이러한 보도에 즉각적으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국내 정치적으로 수에즈 운하가 지닌 상징성이 결코 작지 않아서다.
1869년 완공된 수에즈 운하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핵심 교역로인 동시에 외세에 굴하지 않는 이집트 독립의 상징이다.
1882년부터 1922년까지 사실상 영국의 식민통치를 받던 이집트는 1956년 수에즈 운하 국유화를 선언했고, 이로 인해 영국과 프랑스, 이스라엘의 침공을 받았으나 끝내 수에즈 운하를 지켜냈다.

수에즈 운하는 가자 전쟁 이전까지 연간 94억 달러(약 13조5천억원)의 외화를 벌어들임으로써 만성적 경제난에 시달리는 이집트에 생명줄 역할을 해오기도 했다.
그런 만큼 수에즈 운하의 무료 통행을 요구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태는 1980년대 이래 친미 기조를 보여 온 이집트와의 관계를 악화시킬 여지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가뜩이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집트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 상당수를 난민으로 받아들일 것을 압박하는 한편 개발도상국 원조를 대폭 삭감, 이집트에 대한 지원을 줄일 움직임을 보여온 터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는 종종 재정적 시각에서 외교정책 관련 결정을 바라봐 왔다"면서 수에즈 운하 무료통행 요구는 우크라이나 광물협정이나 그린란드의 미국 병합 추진과 동일선상에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달 미군의 후티 반군 공습 직전 미국 외교안보 라인은 민간 메신저인 '시그널' 채팅방에서 관련 계획을 논의하면서, 트럼프가 이와 관련해 받아낼 '대가'에 관심이 크다고 언급했다.
유출된 대화내용을 보면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대통령의 입장은 명확하다. (공습) 청신호이지만, 곧 이집트와 유럽에 우리가 대가를 기대한다는 걸 분명히 한다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큰 비용을 들여 (홍해와 수에즈 운하) 항행의 자유를 복구하는데 성공한다면 그 대가로 추가적인 경제적 이익이 있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소셜미디에어 올린 글에서 "미국 선박은 군함이든, 상선이든 파나마 운하와 수에즈 운하를 무료로 통행하도록 허용되어야 한다"면서 "그 운하들은 미국 없이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파나마 운하와 달리 수에즈 운하는 미국이 건설 및 운영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바가 없는 시설이다.
이집트 언론인 라미스 엘 하디디는 "수에즈 운하는 1869년 공식 완공됐다. 그때는 당신들(미국)이 막 남북전쟁을 끝내고, 여전히 노예를 부리고, 간신히 철도를 운행하던 시절"이라고 꼬집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황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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