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 야마모토가 7일 간격 등판, 40세 벌랜더의 5일보다 이틀이나 더 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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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백종인 객원기자] 지금은 잠시 보합세다. 하지만 개막 초반에는 위세가 대단했다. 다저스의 2년 차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6)의 얘기다.
도쿄돔 첫 경기 선발로 시작했다. 이후 5번의 등판이 성공적이다. 29이닝 동안 3승 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ERA)이 0점대(0.93)였다. 1실점(0자책)한 필리스전(한국시간 4월 5일)이 유일한 패전 기록이다.
특히 탈삼진 부문이 눈부시다. 29이닝 동안 38타자를 KO시켰다. 이닝당 평균 1.31개 꼴이다. 일찌감치 사이영상 페이스라는 소리도 나왔다.
딱 한 번. 폴 스킨스(26일)와 빅매치에서 휘청했다. 5이닝 3실점(1자책)으로 2패 째를 안았다. 그래도 누적 성적은 훌륭하다. 3승 2패, ERA 1.06의 에이스급 피칭이다.
여기까지는 좋다. MLB 정상급이라는 데 동의한다. 최강 팀 다저스의 1선발다운 위용이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노동 문제(?)에 대한 미묘함이다.
그의 근무표를 따져보자. 첫 경기(3월 19일)는 해외 출장(도쿄돔 시리즈)이었다. 그리고 열흘 뒤에 두 번째 등판(3월 29일)이 이뤄졌다. 이 거야 이해가 된다. 장시간 비행의 여독을 감안한 것이리라.
이후로는 일정하다. 정확히 주 1회 출근이다. 현지 시간으로는 매주 금요일, 한국 시간으로는 토요일 하루만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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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의 근무표는 기존의 방식과 다르다. 전통적으로 MLB는 5일 로테이션을 돈다. 나흘을 쉬고 등판하는 일정인 셈이다. 요즘은 그래도 조금 넉넉해졌다. 닷새를 쉬는 경우(6일 로테이션)도 많다.
이를 테면 ‘주 1회 등판’은 상당한 파격인 셈이다.
그게 뭐 어때서? 월급 주는 사람 마음이다. 고용주가 괜찮다는 데 누가 뭐라고 하겠나. 게다가 잘 던지면 된다. 며칠을 일하던 상관없다. 성과 지상주의가 작용한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사회생활은 단순하지 않다. 때로는 주변 눈치도 살펴야 한다.
지금 회사(다저스) 사정이 영 안 좋다. 이 사람, 저 사람이 아프다며 일을 못 한다. 특히 핵심 인력들이 줄줄이 빠져나간다.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노우 같은 고액 연봉자들이 병가 중이거나, 곧 신청서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사정은 이해가 간다. 일주일 단위의 로테이션, 그러니까 6일을 쉬고 등판하는 것은 전 직장(NPB)의 오래된 루틴이었다. 거기에 익숙하고, 몸이 익었다.
이직 첫 해인 작년 일이다. 간혹 5일만 쉬고 일한 적이 있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여기저기 아프다고 호소한다. 결국 어깨에 탈이 생겼다. 출근은 고사하고, 한 달 넘게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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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혼자만의 사정이 아니다. 일본에서 온 또 다른 투수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몸이 약하다고 소문이 난 후배다. 사사키 로키(23)도 꼬박꼬박 6일을 쉰다.
그러다 보니 직장 전체가 그렇게 됐다. 너나 할 것 없이 주 1회 근무가 원칙이 된다. 이런 상황에 대해 여기저기서 말이 나온다.
꽤 유명한 팟캐스트 채널이 있다. 제이크 민츠와 조던 서스터만이 운영하는 곳이다. ‘베이스볼 바 비 캐스트(Baseball Bar B Cast)’가 이 부분을 아프게 비판한다.
“다저스가 요즘 꼴불견(ugly)인 이유가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는 야마모토와 사사키에게 6일씩이나 휴식을 준다는 점이다. 금요일에 던졌으면, 당연히 다음 수요일에 던져야 한다. 그게 MLB의 전형적인 5인 (선발) 체제의 운영 방식이다. 그걸 깨트렸지만, 괜찮은 대안은 아닌 것 같다.”
선발 투수를 평가하는 숫자는 다양하다. 그중 하나가 투구 이닝수다. (30일 현재) MLB 선두는 루이스 세베리노(38.2이닝)와 세스 루고(38이닝)가 다투고 있다. 31세의 세베리노는 대략 6일 간격(5일 쉬고 등판), 35세의 루고는 5일 간격으로 출전한다.
KBO 리그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보통 5~6일에 한 번씩 출근한다. 화요일에 던지면, 일요일에 한 번 더 나가야 한다.
류현진은 다저스 시절 보통 5~6일의 간격을 지켰다. 특별한 일이 아니면, 쉬는 날이 닷새를 넘기지 않았다는 뜻이다.
저스틴 벌랜더는 40세가 넘은 요즘도 4일 휴식, 5일째 등판의 일정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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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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