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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동지에서 계륵으로…시리아, 외국인 지하디스트에 고심

'이슬람 성전'으로 여기며 1만명 참전…"순교자 되더라도 남고싶다" 과도정부 '정상국가 꿈'과 어긋나…미국도 "역할 줘선 안돼" 압박

혁명 동지에서 계륵으로…시리아, 외국인 지하디스트에 고심
'이슬람 성전'으로 여기며 1만명 참전…"순교자 되더라도 남고싶다"
과도정부 '정상국가 꿈'과 어긋나…미국도 "역할 줘선 안돼" 압박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시리아 내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축출에 힘을 보탠 '외국인 혁명 동지'들이 이제는 과도정부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주축을 이룬 시리아 반군이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는 과정에는 최대 1만 명의 외국인 전사들이 힘을 보탠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조사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에 참가한 외국인의 국적은 유럽의 프랑스·우크라이나·코소보부터 아프리카의 튀니지·알제리·리비아, 중동의 튀르키예·이라크·요르단,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 멀리는 중국(신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HTS의 지도자이자 현 과도정부 수반인 아메드 알샤라 대통령은 내전 승리 이후 요르단, 이집트, 터키 등 외국인 출신 인사들에게 다수의 군 고위직을 맡겼다.
또 혁명을 도운 외국인들에게 시리아 시민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이 여러 방면에서 반군의 승리에 공헌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킹스칼리지런던 산하 싱크탱크 국제급진주의연구소(ICSR)의 브로더릭 맥도널드 연구원은 WSJ에 "그들은 여러 나라에서 전투 경험과 중화기 운영 방법, 프로파간다 생산법 등을 익혔고 요원 모집과 자금 확보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랜 내전을 함께하면서 현지 여성과 결혼해 아이를 얻는 등 시리아 사회에 녹아들었고, 그들을 동지로 인정하는 시리아인들도 적지 않다.
외국인들과 함께 내전에서 싸운 시리아인 칼리드 카란풀(24)은 "그들 중 몇몇은 가게를 열었고, 몇몇은 나보다도 아랍어를 잘한다"고 말했다.
2017년 레바논에서 시리아로 건너왔다는 아부 마레야는 "어떤 이들은 타국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거금을 들여가며 위험한 길을 헤쳐 시리아로 들어왔다"며 "시민권을 얻고 시리아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의 관점이 시리아 과도정부가 지향하는 '정상 국가 전환'과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2016년 알카에다와의 연계를 공식적으로 끊은 알샤라 대통령은 시리아의 소수 민족과 종파를 모두 포용할 것을 천명하는 등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전방위로 노력하고 있다.
반면 생계를 포기하고 목숨을 걸어가며 시리아로 찾아온 외국인들에게 아사드 정부와의 내전은 지하드(이슬람 성전)였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최전선에서 싸웠던 무함마드 주파르(20)는 우즈벡어와 튀르키예어, 어설픈 아랍어를 섞어 "나는 지하드를 위해 이곳에 왔고, 순교자가 되더라도 머물겠다"고 말했다.
만약 과도정부가 '이슬람의 이상'을 저버린다고 판단된다거나, 박해의 위험이 있는 본국으로 돌아갈 것을 강요할 경우 이들이 돌아설 위험이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들이 실질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신호는 이미 나타났다.
지난 3월 시리아 서부 해안도시 라타키아를 중심으로 아사드 충성파 무장세력이 일으킨 유혈사태 이후 외국인 전투원이 연관된 보복 살인이 벌어졌다고 주민들은 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시리아 과도정부에 이들과의 관계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에서 중동 담당하는 고위급 인사인 팀 렌더킹은 지난달 24일 "외국인 테러리스트 전사들이 시리아 정부나 군대에서 어떤 역할도 맡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리아 과도 정부는 WSJ에 미국의 요구에 관한 논평을 거부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고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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