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열 받고 끓어올라야하는데 두산은 그런 게 없다”…42세 방출 이적생, 왜 1군 등록날 쓴소리부터 날렸나 [오!쎈 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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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이후광 기자] 두산 고효준 / [email protected]
[OSEN=잠실, 이후광 기자] 두산 입단테스트를 통해 현역을 연장해 1군 엔트리에 합류한 베테랑 고효준(42·두산 베어스)이 이른바 ‘악의 부활’을 외쳤다.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시즌 6차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합류한 고효준은 취재진과 만나 “항상 강팀이었던 두산 유니폼을 입어 영광이다. 두산 유니폼이 멋지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라고 두산의 일원이 된 소감을 전했다.
두산은 지난 17일 방출생 고효준을 총액 1억 원(연봉 8000만, 인센티브 2000만)에 영입했다. 좌완 불펜 뎁스 보강을 위해 무직 신분인 42세 베테랑 투수에 긴급 SOS를 요청했다.
고효준은 4월 11일부터 16일까지 엿새 동안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입단테스트에 참가, 42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최고 구속 147km 강속구를 뿌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고효준의 구위는 기대 이상이었다. 23일 고양 히어로즈전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를 시작으로 26일 한화 이글스전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29일 SSG 랜더스전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1군 복귀 준비를 마쳤다. 3경기 3이닝 동안 2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의 안정감을 뽐냈다.
고효준은 “돈을 벌어야하는 가장이라서 아카데미에서 레슨을 하면서 개인 훈련을 했다. 시즌 개막 이틀 전에 두산 연락을 받고 준비를 계속 했다”라며 “현재 몸 상태는 만족스럽다. 구속은 둘째 치고 변화구가 조금 더 견고해졌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승엽 감독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는 “악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악이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감독님도 그게 맞고 그런 모습을 바라셨다”라며 “팀 내 어린 투수들이 많아서 신경 써서 가르쳐줄 수 있는 부분을 많이 가르치고 잘 이끌어달라는 말씀도 하셨다”라고 답했다.

두산 베어스 제공
고효준이 ‘악’을 강조한 이유는 밖에서 본 두산이 과거 강팀 시절의 모습을 잃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허슬두는 과거 악이 있던 팀이었다. 적으로 만났을 때 7, 8, 9회가 투타 모두 강하고 무서웠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모습이 없어졌다. 나부터 솔선수범해서 악을 갖고 파이팅 있게 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악이라는 건 투지 같은 거다. 말로만 하는 투지가 아닌 지면 열 받고 안에서 뭔가 끓어오르는 게 있어야 하는데 두산은 그런 게 없다”라며 “내가 두산이라는 팀에 와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을 많이 했다. 냉정하게 봤을 때 두산이 바뀌어야 한다. 선수들도 이런 부분을 인지했으면 좋겠다. 현장에 있는 분들에게 강력하게 이런 부분을 어필하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가까스로 현역을 연장한 고효준의 목표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마운드에 올라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다. 그는 “두산은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 1위를 했던 팀이 아닌가. 불펜이 좋았는데 지금 잠깐 힘든 시기가 찾아왔다”라며 “지금 선수들이 다 힘들기 때문에 감독님께 나를 막 써달라고 요청했다. 경기 나가는 거에 불만은 전혀 없다. 관리만 조금 해주시면 나가는 건 언제든 오케이다. 팀이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고효준은 이날 팀의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⅔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노익장을 과시하며 홀드를 수확했다. 42세 2개월 23일에 홀드를 챙기며 베어스 역대 최고령 등판, 홀드, 탈삼진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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