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J "베네수, 가이아나와의 영토분쟁 지역서 주지사선거 안돼"
베네수 정부, '영토분쟁' 지역도 25일 총선·지선 선거구에 포함해 논란
베네수 정부, '영토분쟁' 지역도 25일 총선·지선 선거구에 포함해 논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베네수엘라가 가이아나와의 영토 분쟁 지역에서 국회의원 총선거와 주지사 선거(지방선거)를 치르려는 계획을 국제사법재판소(ICJ)가 1일(현지시간) 제지하고 나섰다.
가이아나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베네수엘라는 가이아나 영토 내에서 선거하지 말라는 ICJ의 판단이 나왔다"며 ICJ의 관련 결정문을 게시했다.
해당 문서를 보면 ICJ는 '가이아나가 관리하는 영토 내에서 베네수엘라는 선거 절차를 조직하거나 준비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그 시한에 대해선 '두 나라 영유권에 대한 ICJ 최종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라고 명시했다.
앞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3월 가이아나 영토에 해당하는 에세퀴보(과야나 에세키바) 지역을 지방선거·국회의원 총선거 선거구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 선거당국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선거 때 해당 지역 주지사 1명과 국회의원 8명 등을 선출하기 위해 선거 사무를 진행하고 있다. 후보 등록도 이미 마무리했다.
에세퀴보 지역은 한반도 크기와 비슷한 가이아나 총 국토 면적(21만㎢)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금, 다이아몬드 등 각종 지하자원이 다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 바다에서는 유전도 발견됐다.
가이아나는 1899년 중재재판소에서 에세퀴보 지역을 영국의 땅으로 인정한 것을 바탕으로, 196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해당 영토를 자연스럽게 귀속시킨 상태다.
베네수엘라는 그러나 1966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가이아나와의 분쟁에 대한 원만한 해결을 약속한 만큼, 그 이전에 나온 영토 관련 협의 또는 중재는 무효라고 주장한다.
최근엔 '미·중 대리전' 양상으로 다시 한번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외교 사령탑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 3월 27일 가이아나 수도 조지타운에서 모하메드 이르판 알리 대통령을 예방하고서 "가이아나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경우 베네수엘라는 몹시 나쁜 하루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지난 달 16일 가이아나 주재 중국 대사대리는 1966년 체결한 제네바 합의 원칙 준수를 강조하면서 "우호적인 협의와 협상을 통해 국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베네수엘라 측 논리에 힘을 싣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르판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은 이번 ICJ 판단에 대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우리의 입장이 국제법 논리에 부합한다는 게 간접적으로 재입증된 것"이라고 적었다.
가이아나 외교부 역시 베네수엘라 측에 해당 지역에서의 선거 행정에 대한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림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