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연을 울린 자 누구인가…‘취사병 복무→약지 인대 파열’ 불굴의 근육남, 잠실 센터에 희망을 꽂다

KT 위즈 제공
[OSEN=잠실, 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신인왕 출신 김택연을 울린 안현민은 누구인가.
KT 위즈 신예 외야수 안현민(22)은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6차전에 6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9회초 대형 사고를 쳤다.
안현민은 1-3으로 뒤진 9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등장했다. 상대는 지난해 신인왕을 거머쥐고 올해 첫 풀타임 마무리 시즌을 맞이한 프로야구 정상급 클로저 김택연. 이변 없이 0B-2S 불리한 카운트에 처했지만, 안현민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7구 끝 풀카운트를 만든 뒤 8구째, 9구째 직구를 모두 커트했고, 10구째 150km 하이패스트볼을 날려 극적인 동점 투런포로 연결했다.
안현민의 스윙은 대단했다. 높게 들어온 강속구를 통타해 트랙맨 데이터 기준 타구속도 171.4km, 비거리 129m, 발사각 27도의 대형 홈런을 쏘아 올렸다. 한국 야구의 성지라 불리는 잠실야구장의 가운데 가장 깊숙한 곳에 희망을 꽂은 안현민이었다.
지난해 6월 19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낸 안현민은 316일 만에 통산 2호포를 신고했다. 안현민은 롯데전에서도 비거리 130m 대형홈런을 날리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안현민은 마산고를 나와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 2차 4라운드 38순위로 입단한 포수 유망주였다. 아마추어 시절 도루하는 포수로 불리며 호타준족의 향기를 풍겼고, 프로 입단 후 타격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야수로 전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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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민은 2022년 가을 현역으로 입대해 강원도 양구에 위치한 21사단에 자대 배치됐다. 첫 보직은 GP 경계병이었지만, 허리 디스크로 인해 취사병 임무를 수행했다. 안현민은 군에서 체격 키우기에 매진하며 100kg 근육맨으로 변신해 돌아왔다.
안현민은 작년 5월 30일 잠실 두산전에서 감격의 1군 데뷔전을 갖고 6월 한 달간 데뷔 첫 홈런 포함 타율 2할9푼4리로 두각을 드러냈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날개가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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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민은 6월 23일 LG 트윈스와 잠실 더블헤더 2차전에서 2루 도루를 시도했는데 장갑을 착용하지 않은 손으로 2루 베이스를 터치하려다가 우측 약지 두 번째 마디 쪽 측부 인대가 파열되며 수술대에 올랐다. 2개월이 넘는 재활을 거쳐 9월 복귀한 안현민은 전력 외로 분류되면서 아쉽게 데뷔 첫 시즌을 마쳤다.
다시 일어선 안현민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19경기 타율 4할2푼6리 5홈런 18타점 장타율 .735 출루율 .535의 파괴력을 뽐냈다. 퓨처스리그 타격 2위, 장타율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달 30일 1군 첫 선발 기회를 잡아 첫 안타를 신고했고, 이튿날 패배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내는 극적인 홈런포를 쏘아 올리기에 이르렀다.
KT에 향후 10년을 이끌 차세대 거포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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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광([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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