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보복당할라…카슈미르 주민들 저항상징 문신 지우기 성황
테러 사건 후 경찰 강도높은 수색…저항 문신 있으면 심문 대상 되기도
테러 사건 후 경찰 강도높은 수색…저항 문신 있으면 심문 대상 되기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 이후 인도 경찰이 테러범을 잡기 위해 강도 높은 수색 작업을 벌이자 정부에 저항하는 상징을 새긴 문신을 지우려는 카슈미르 주민들이 대폭 늘어났다고 AFP 통신이 2일 보도했다.
인도령 장무 카슈미르의 행정중심 도시인 스리나가르에서 레이저 클리닉을 운영하는 바시트 바시르씨는 매일 고객 약 100명을 대상으로 문신 제거술을 하고 있다.
이들의 문신은 반정부군이 주로 사용하는 AK-47 소총부터 이슬람을 상징하는 초승달 등 주로 정부 저항 상징이나 이슬람 관련 무늬다.
바시르씨는 "최근 들어 문신을 제거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팔과 목에 AK-47 문양의 문신을 지운 사례만 1천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카슈미르는 인도 북서부 험준한 산악지대로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직후부터 영유권을 놓고 대립하다 유엔 중재로 북서부는 파키스탄이, 중부와 남부는 인도가 점유하고 있다.
당시 카슈미르에는 무슬림 농민이 70% 이상으로 다수였지만 지배층은 대부분 힌두교도였고, 이들 지배층은 무슬림 농민의 의견과 관계없이 인도 편입을 결정했다.
이후 카슈미르 내에서는 무슬림 주민들을 중심으로 독립 또는 파키스탄과 합병을 요구하며 무장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1989년부터 이슬람 무장 투쟁 운동이 시작된 뒤 AK-47 소총이나 초승달 문양의 문신은 정치적 표현의 수단이 됐다.
하지만 2019년 인도가 카슈미르 자치권을 박탈하고 반정부 시위를 강하게 탄압하면서 독립 지지 문구나 저항을 상징하는 문신을 지우는 사람이 많아졌다.
특히 최근에 벌어진 테러 사건 이후 다시 문신을 지우겠다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이다. 문신이 있으면 경찰의 심문이나 단속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인 파할감 인근에서 관광객 등을 상대로 한 총기 테러로 2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친 뒤 인도는 카슈미르 지역에 대규모 군과 경찰을 투입해 테러범 수색을 벌이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구 끝까지 가서라도 테러범과 배후 세력을 체포해 처벌하겠다"고 천명했고, 인도 경찰은 1천채가 넘는 주택을 수색하고 심문을 위해 수백명을 체포한 상황이다.
바시르씨의 클리닉에 문신을 제거하러 온 한 여성 변호사는 "1990년대 반란이 정점일 때 팔에 소총 문신을 새겼다"며 "지금은 모든 것이 달라졌으며 이런 문신은 이제 문제만 불러온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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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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