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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호주 총선, 캐나다처럼 '反트럼프 효과'로 정국 판도 뒤집힐까

보수야당 '트럼프 따라하기' 역풍에 지지율 우위 내줘

[특파원 시선] 호주 총선, 캐나다처럼 '反트럼프 효과'로 정국 판도 뒤집힐까
보수야당 '트럼프 따라하기' 역풍에 지지율 우위 내줘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3일(현지시간) 시작된 호주 총선은 호주 차기 정부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하나의 국제적 흐름을 뚜렷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사한 이미지의 정치인·정치 세력이 트럼프발 악영향으로 선거에서 패배하는 '반(反)트럼프 효과'다.
5일 전 열린 캐나다 총선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위력'을 극명히 보여줬다.
불과 석 달 전까지만 해도 보수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각종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은 1년 넘게 집권 자유당을 20%포인트 이상 앞섰다.
쥐스탱 트뤼도 당시 총리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집값 급등, 이민자 문제 등으로 인해 지지율이 추락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향해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돼라"고 모욕하는 등 '캐나다 때리기'에 나서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의 자존심을 짓밟는 언행을 되풀이하면서 반트럼프 여론이 들끓었다.
이처럼 분노한 캐나다 국민 여론의 유탄은 그간 '캐나다의 트럼프' 이미지를 내세워온 보수당과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대표에게로 튀었다.
포일리에브르 대표는 트뤼도 정부의 '워크'(woke·진보적 가치를 강요하는 행위에 대한 비판적 용어) 정책과 이민 정책, 기후변화 정책을 맹비난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지향을 보여 왔다.
그 결과 총선에서 자유당은 과반에 3석 모자라는 169석을 차지해 승리한 반면, 보수당은 144석을 얻는 데 그쳐 참패했다.
차기 총리를 바라보던 포일리에브르 대표도 20년간 지켜온 자신의 지역구에서 자유당 후보에게 패배해 의원직마저 잃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이 캐나다처럼 정치가 안정된 선진국에서 극히 보기 드문 정치 이변을 연출한 셈이다.

이런 '대역전'이 호주에서도 재연될까.
선거 결과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알 수 있지만, 일단 여론 흐름만 보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30일 나온 글로벌 여론조사기관 유거브(YouGov)의 최종 총선 여론 조사 결과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이끄는 집권 진보 노동당의 지지율은 52.9%로 보수 야당인 자유당·국민당 연합(47.1%)을 역전했다.
레드브리지 악센트 조사에서도 노동당이 53%를 기록, 자유당·국민당 연합(47%)을 앞섰다.
앞서 지난 2월쯤까지 앨버니지 정부는 인플레이션과 집값 상승 등에 따른 지지율 부진으로 정권을 내줄 것이 유력시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 무역적자 국가이자 캐나다와 함께 '파이브 아이즈'(영어권 5개국 정보 동맹) 소속인 호주에 대해서도 관세 압박에 나서자 여론 흐름이 뒤집혔다.
트럼프식 정책과 이미지를 벤치마킹해온 피터 더튼 자유당 대표는 노동당 정부의 '경제 실정'을 맹렬히 공격했지만, 호주 유권자의 반트럼프 여론에 발목이 잡혔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미국 담당 에디터인 에드워드 루스는 최근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보수당의 압승 전망을 단 몇 주 만에 패배로 뒤바꿔놓았다면서 그가 "호주 집권 노동당에도 '비슷한 호의'를 베풀 수 있다"고 관측했다.
루스 에디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호주 경제에 해가 되는 조치를 취할 때 그를 따라 해온 보수 야당 대표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쉽게 부정할 수 없었다면서 "둘 다 남(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동물 우리에 자신을 가뒀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을 무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친구'에게도 충실하게 대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는 트럼프주의자(Trumpian)에게도 나쁘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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