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보좌관 아웃에 예측불가능성 더 커진 트럼프 외교정책
트럼프 절친 위트코프, 美 외교 핵심 부상…MAGA도 외교안보 인선에 강한 입김 안보보좌관 겸임 루비오 국무는 충성파…"근래들어 가장 톱다운 성격 강한 정부"
트럼프 절친 위트코프, 美 외교 핵심 부상…MAGA도 외교안보 인선에 강한 입김
안보보좌관 겸임 루비오 국무는 충성파…"근래들어 가장 톱다운 성격 강한 정부"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교체하면서 앞으로 자신의 본능에 충실한 방식으로 외교정책을 펼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분석기사에서 "왈츠를 없애면 트럼프가 본능에 따라 행동하기가 더 용이해지겠지만 외교 정책에서 승리를 일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고립주의적 성향과 반대로 백악관 내에서 적극적 대외 개입을 주장해온 '네오콘'(신보수주의) 성향의 마이크 왈츠를 경질하고 충성파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안보보좌관을 겸직하게 하면서 미국 외교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왈츠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유엔 주재 미국대사로 지명하고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당분간 안보보좌관을 겸임하도록 했다.
WSJ는 루비오 장관이 외교정책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내 참모들이 의구심을 가질 때조차도 전통적 국가안보 시스템 바깥에서 조언을 구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내다봤다.
현재 외교안보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참모는 각료도 아니고 백악관의 정식 직제에도 속하지 않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다.
부동산 사업가로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골프 친구인 위트코프는 대통령의 절대 신임을 등에 업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 등 중동 문제는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핵 협상까지 전방위로 활동하면서 미국 외교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도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 영향력이 큰 정치 세력으로 꼽힌다.
특히 MAGA를 신봉하는 극우성향의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인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초 미국 사이버 안보를 책임지는 국가안보국(NSA) 국장 겸 사이버사령관인 티머시 호크와 국가안보회의(NSC) 직원 최소 5명이 해고된 데에는 루머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이들이 충성심이 부족하다고 비난한 뒤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분간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겸임하는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충실히 읽고 따르는 충성파로 꼽힌다.
그는 상원의원으로 있다가 입각한 뒤에는 기존의 우크라이나 강력 지지 입장을 철회하거나 자신이 이민가정 출신임에도 불법 이민자 추방정책을 옹호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한 충성심을 보여왔다.
충성파로 채워진 외교 라인에 더해 MAGA 등 외곽 세력이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현재 미국의 외교·안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매우 강력한 '톱다운' 체제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리처드 하스 전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근래 들어 가장 톱다운 성격이 강한 정부"라면서 참모들이 주도권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분간 루비오 국무장관이 겸임하다가 후임 인선이 이뤄질 국가안보보좌관 자리를 놓고서도 MAGA와 네오콘 등 여러 세력 간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동맹들에 회의적이고 푸틴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MAGA 지지자들이 전통적인 공화당 정책을 지지하는 세력들과 영향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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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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