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나스닥' 개혁 이끈 中증감회 부주석, 부패 혐의 낙마
중국 증시 감독기관인 증감회서 요직 거친 왕젠쥔
중국 증시 감독기관인 증감회서 요직 거친 왕젠쥔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판 나스닥'의 확대 개편을 이끈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이하 증감회) 부주석이 부패 의혹으로 당국 조사를 받게 됐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왕젠쥔(王建軍·57) 증감회 부주석을 심각한 기율·법규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고위 공직자를 부패 등 혐의로 조사할 때 통상 '기율·법률 위반' 등의 표현을 사용한다.
1968년생으로 쓰촨성 랑중 출신인 왕 부주석은 중국 증시 감독기관인 증감회에서 30년 가까이 일하며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증감회에서 증권발행·상장심사 등을 담당하는 핵심부서인 발행감독부에서 1997년 일하기 시작해 시장감독부 주임, 판공청 주임, 당위원회 사무실 주임 등을 역임했다.
2016년 4월 선전증권거래소 부서기로 임명됐고 2020년 3월 선전증권거래소 서기 겸 이사장으로 승진했다. 2021년 10월 증감회 부주석에 올랐다.
왕 부주석은 특히 2020년에는 선전증권거래소의 벤처·정보기술(IT) 기업 중심의 제2 거래소인 창업판(ChiNext)에 '주식등록제'를 도입했다.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창업판의 상장기업 수와 시장가치를 크게 끌어올린 이 조치는 왕 부주석의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힌다.
그가 증감회 부주석에 올랐을 때도 중국 언론들은 창업판 등록제를 주요 성과로 거론하며 '성장 마인드를 갖춘 개혁적인 감독자'라고 표현했다.
왕 부주석이 단순한 증감회 2인자가 아니라 이런 '스타 부주석'이라는 점에서 그의 낙마 소식은 중국 금융권에 충격을 안겼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 주석 집권 이후 부패 사정·감찰·처벌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시 주석은 최근 수년 동안에는 권력과 자본, 자원이 집중된 분야인 금융, 국영기업, 에너지, 의료 부문에서 반부패 드라이브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해왔다.
SCMP는 중앙기율검사위가 지난해 4월부터 증감회를 비롯한 경제·금융 부문 기관들을 '순시' 대상으로 삼아 반부패 조사에 나선 이후 중앙기율위가 증감회에 파견한 기율검사감찰조의 전 조장 왕후이민, 천샤오펑 전 증감위 선전감독국 서기 겸 국장, 둥궈췬 전 상하이증권거래소 부대표 등 여러 고위급이 낙마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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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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